동덕여대 "공학 전환 정식 안건 아냐…폭력 사태 엄중 책임"(종합)
김명애 총장 "공학 전환은 의견 수렴과 소통 필요한 절차"
동덕여대 학생 측 "공학 전환 전면 철회까지 수업 거부"
-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동덕여대는 총학생회가 수업 거부 등을 추진하며 남녀공학 전환 철회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공학 전환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폭력 사태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덕여대는 12일 김명애 총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공학 전환은 학교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며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과 소통이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덕여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9월 27일 중장기 학사 구조 및 학사제도 개편 방안 연구를 위해 출범한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디자인대학과 공연예술대학의 발전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일 각 단과대학 교수의 논의를 거친 디자인대학과 공연예술대학의 발전 방안이 발표됐다. 해당 발전 방안의 내용에는 공학 전환에 관한 사안이 포함돼 있었다.
동덕여대는 이날 교무위원회에서 논의를 통해 학교 구성원들과의 의견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해당 사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동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지성인으로서 대화와 토론의 장이 마련돼야 하는 대학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 중인 것을 매우 비통하게 생각한다"며 "본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학 전환 반대 총력대응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표가 실현될 때까지 수업 거부와 본관 점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약 200명의 동덕여대 학생이 본관 앞에 검은 옷과 마스크를 쓰고 모여 '대학 본부는 공학 전환 철회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에 동참했다. 본관 앞 도로는 학생들의 항의 뜻으로 전시한 학과 점퍼(과잠) 수백 개로 가득 찼다.
이들은 학교 측에 △공학 전환 전면 철회 △총장 직선제 추진 △남성 외국인 유학생 협의를 요구했다.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동덕여대는 '여성 교육을 통한 교육입국'이라는 창학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됐다"며 "학교는 학령 인구 감소라는 이유로 설립 이념을 부정하고 있다"고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촉구했다.
손서현 자연정보과학대학 학생회장은 "(공학 전환 논의는) 학생회와 소통이나 논의 없이 학교 본부가 조용히 강행한 계획"이라며 "학교는 전임 교원 확충 등 내부 문제 해결을 요구해 왔음에도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총력대응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에 예정된 처장단 면담은 학교 측 회의 일정으로 취소됐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9시에 3가지 요구 사항을 들어주면 본관 점거 등을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생회, 각 단과대 학생회, 동덕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사이렌이 모여 발족한 총력대응위원회는 학교가 요구 사항을 받아들일 때까지 본관을 점거하고 수업을 거부하며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동덕여대 관계자는 "지금 학교 행정, 입학 업무가 중단된 상황이라 학생들과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며 "학생들과 소통해서 최대한 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신여대 총학생회도 동덕여대 공학 전환 철회에 연대의 뜻을 밝혔다.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1일 입학관리실에서 게시한 '2025학년도 전기 외국인 특별전형 신·편입학 모집 요강'을 통해 교내 국제학부 소속으로 외국인 남학생이 재학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남성 재학생 수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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