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가루에 연신 행주 '휙휙'…은마아파트 상가 화재에 상인 '한숨'
지하 1층서 조리 중 화재 발생…약 200명 긴급 대피
상인들 "탄 냄새·소화기 가루로 영업에 지장" 토로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환풍기를 통해서 불이 옮겨붙을까 봐 소화기를 막 뿌렸어요."
8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지하 1층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A 씨(40대)는 가게 곳곳에 가라앉은 연분홍빛 소화기 분말을 닦아내며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처음에는 손님이 먼저 불길을 발견하고 불이 난 걸 확인했다"면서 "아무래도 내일까지는 장사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2시 19분쯤 은마아파트 상가 지하 1층 반찬 가게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민 약 200명이 대피했다. 이번 화재로 해당 가게에서 조리 중이던 직원 한 명이 가벼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이 난 가게 옆에서 일식집을 운영 중인 B 씨는 "가게 안에는 불이 옮겨붙진 않았는데 실외기가 다 그을려버렸다"며 "탄내가 너무 많이 나고 (소화기) 가루가 너무 많아서 오늘 영업은 어려울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부 상인은 화재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했다. 화재가 발생한 가게 앞에서 20년 넘게 채소가게를 운영한 C 씨(54·남) "코다리를 조리하다 기름이 튀어서 불이 순간적으로 붙었다"며 "주방 덕트를 타고 올라가서 밖까지 타고 올라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C 씨는 "소화기가 건물 기둥마다 있는데 바로 들고 불을 끄러 갔다"며 "아마 그때 초기 진화를 안 했으면 더 큰불로 번졌을지 모른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소방은 신고를 받고 인력 95명, 장비 24대를 동원해 약 1시간 만인 오후 3시 27분쯤 완전히 진화했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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