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된 딸, 울면서 살려달라고"…부모가 받은 납치 영상, 딥페이크였다

새 보이스피싱 주의보…얼굴·목소리 복제 범죄, 국내 발생
올해 납치 빙자 전화금융사기 174건…경찰 "신고 중요"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최근 자녀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으로 납치를 빙자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7일 최근 한국을 여행 중인 딸이 납치됐다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전화금융사기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도 유사한 사건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한 외국인은 불상의 외국 범죄 조직으로부터 한국을 여행 중인 딸이 방 안에 감금된 채 울면서 살려달라고 하는 영상을 받았다. 범인은 합의금을 요구하며 협박했고, 부모는 이 사실을 영사관에 알려 해당 사건이 한국 경찰에 신고됐다.

경찰은 딸의 안전을 확인했고, 해당 영상은 딥페이크 방식의 허위 영상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인이 자녀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 기반 '딥보이스' 기술로 복제해 금융 사기를 벌일 수 있다며 딥페이크 및 딥보이스 기술을 악용한 보이스피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개 설정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찰에 납치를 빙자한 보이스피싱에 대처하기 위해선 경찰에 신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올해 9월까지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 사건이 총 174건 발생했다며 납치 전화가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안찬수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AI 기술의 발전이 일상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이러한 기술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도 하므로 국민께서 항상 조심하셔야 한다"며 "국내는 물론 해외 주재관과 한인회를 통해서도 전파하여 국민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