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놓쳐 6시간 기다려야" 티머니 오류 승객들 '발 동동'[르포]

오후 3시부터 일부 티머니 앱 정상화됐지만…시민들 손엔 대부분 '종이 표'
시민들, QR 코드 오류 및 결제 불가로 인한 불편 호소

27일 오후 3시13분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무인 발권기 앞에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2024.10.27 ⓒ 뉴스1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아 티머니 진짜!"

27일 오후 3시 13분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 영동선. 무인 발권기 앞엔 기계 하나당 10명 가까이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시민들은 초조한 듯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확인하거나 고개를 쭉 빼고 앞 사람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시작된 티머니 애플리케이션(앱)의 오류 때문이다.

버스 탑승장 앞엔 종이 발권 표를 손에 쥔 채 예매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휴대전화를 계속 새로 고침해서 QR 코드를 발급받거나, 종이 표를 기사에게 보이며 이걸로 탑승이 가능한지 묻는 승객들도 있었다.

버스 기사 A 씨는 "10~20분 전부터 QR코드 등 앱 화면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며 "지금은 정상적으로 탑승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류장에 서 있는 시민들은 대부분 한 손에 종이 표를 든 채 버스가 언제 들어오는지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할머니 장례를 위해 서울에 온 대학생 장경원 씨(27)는 "버스 시간을 확인하려고 들어갔는데 앱이 오류가 떠 바로 매표소에서 결제했다"며 "그래도 표가 남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앱 오류로 버스를 놓친 시민들도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위해 당일치기로 친구와 서울에 온 대학생 백하늘 씨(20)는 오후 3시 20분 차라도 탈 수 있을까 싶어 달려갔지만, 기사에게 좌석 매진 사실을 확인받고 한숨을 쉬었다.

백 씨는 "원래 3시 10분 차를 예매했는데 QR 코드는 뜨지 않고 매표소 줄도 너무 길어 표를 못 뽑았다"며 "표가 다 매진이라 오후 8시 55분에 차를 타거나, 두 시간 넘게 지하철을 타야 한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당장 내일 등교를 앞둔 우 모 군(19)도 상황이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우 군은 "오후 2시45분쯤 티머니 앱 오류 사실을 발견하고 표를 구하려 했지만 앱 오류로 결제도 못했다"며 서둘러 매표소로 뛰어갔다.

영향을 받은 터미널은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외에도 전국 14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머니 앱을 사용하는 일부 택시 등에서도 운행 요금 산정 등에 대해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티머니 네트워크 오류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왔다. 청주 등 일부 터미널 무인 발매기엔 승차권 결제를 시도할 시 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카드 오류가 뜨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머니 관계자는 "티머니 전산센터 시스템 장애 및 네트워크 장비 오류로 오후 1시6분쯤 피해가 발생해 오후 2시41분쯤 정상 조처됐다"며 "금번 장애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선 보상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