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이 쏙 빠질 정도"…광화문 대규모 집회 소음에 시민들 '눈살'

한국교회연합 차별금지법 반대 기도회 개최…"100만명 참가 예상"
경찰, 거리 곳곳에 바리케이드 설치…차량 우회 등 소통 관리

27일 낮 12시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교회연합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조직위)가 주최하는 동성혼과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2024.10.27/뉴스1 ⓒ 뉴스1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김예원 기자 = "우리 아이도 지금 혼이 쏙 빠질 정도로 시끄럽다고 하네요"

27일 정오쯤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유치원생 아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던 30대 여성 이 모 씨는 "집회 소리가 크다곤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고개를 내저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인근에서는 사랑제일교회의 전국 주일 연합 예배가 진행됐다.

곧이어 이날 오후 2시부터는 '한국교회연합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조직위) 주최로 세종대로와 여의대로 일대에서 동성혼과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린다. 주최 측은 미신청 참가자까지 포함하면 약 10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교회연합이 주최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방문한 시민들은 '다수의 역차별 조장하는 차별금지법 금지' 등과 같은 팻말을 들고 차분히 집결 장소로 모여들었다.

경찰은 상당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러한 통제에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령인 시민들은 바리케이드가 쳐지면서 길을 헷갈리기도 했다. 한 노인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주말마다(이렇다)"면서 지나가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시민들은 '소음'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광화문역 인근 서점을 방문 중이던 10대 이 모 군은 "갑자기 마이크 소리가 커져서 놀랐다"며 "너무 시끄러워서 빨리 실내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서울경찰청은 무대 설치 시간인 이날 자정부터 세종대로 집회 장소 옆 차선을 가변차로(1:2)로 운영한다. 율곡로와 사직로는 집회 장소 옆 남은 차선을 가변차로(2:2)로 운영하고 서소문로와 을지로 일부 구간은 일방통행으로 관리한다.

또 서울교에서 마포대교 남단에 이르는 여의대로 일대도 집회 장소 옆 남은 차선을 가변차로(3:2)로 운영한다. 신월 지하차도와 여의 지하차도는 최소한으로 차량 흐름을 유지한다.

집회 주변에는 교통경찰 200여 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 등 소통을 관리하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역버스 등 통행은 유지할 방침이다.

교통 통제는 집회 예상 종료 시점인 오후 5시쯤부터 풀릴 것으로 보인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