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수험생 "논술 문제, 다른고사장 친구에 문자로 전달"

집단 소송 참여 학생이 유출 사실 직접 밝혀
"1시간 빨리 배포…휴대폰 사용 제지도 없어"

사진은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2024.10.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연세대 수시 모집 논술 시험 중 문제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배포 건 외에도 추가 유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추진 중인 20대 A 씨는 "문제가 된 72호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 학생이 시험 시작 30분 전인 오후 1시27분쯤 다른 고사장 수험생에게 논술 단답식 2개랑 주관식 1개 관련 정보를 메시지로 전달한 사실이 새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위 사실은 해당 수험생이 직접 밝혔으며 그는 현재 집단 소송에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72호 고사장의 시험 감독관이 시작 시각을 오후 1시로 착각해 시험지를 1시간 일찍 배부한 것에 기인한다. A 씨의 설명에 따르면 감독관은 낮 12시40분쯤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으라고 지시한 후 시험지를 나눠줬다. 하지만 실제 시험 시작 시각은 오후 2시였기 때문에 수험장엔 자리를 비운 학생이 많았고, 이들은 휴대전화 관련 안내를 듣지 못한 채 문제지를 받았다.

A 씨는 통신이 가능한 전자기기는 전원을 끄고 가방에 넣도록 해 온라인 문제 공유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연세대 측 해명도 반박했다.

그는 "매수와 파본 확인을 위해 문제지를 배부하는 과정에서 먼저 받은 학생들은 수험번호와 이름까지 적어놓고 기다릴 만큼 여유가 있었던 걸로 파악된다"며 "감독관이 실수를 알아챈 후 고사본부와 연락하는 과정에서 학생 관리가 잘 안됐다. 휴대전화 사용도 가능했고 고사장 밖 이동도 자유로워 인터넷으로 문제 관련 개념을 검색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기준 A 씨와 함께 연세대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수험생과 학부모는 약 100명에 달한다. 현재 변호인 선임을 마치고 소송에 필요한 금액을 모으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세대는 문제지 사진 온라인 유출과 관련해 총 6건을 업무방해 혐의로 15일 경찰에 고발한 것에 이어 논술 시험 절차 전반에 공정성이 훼손된 부분이 있는지와 관련해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연세대 관계자는 1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직 사전 유출 등 공정성 훼손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사를 의뢰한 만큼 모든 부분에서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