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시간 절약에 지불" vs "16만원 비싸" 불꽃축제 유료 좌석 '갑론을박'

메인 불꽃 쇼 6시간 전부터 명당 '만석'
여유로운 관람 장점이라지만…높은 가격대 비판도

5일 오후 1시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원효대교 남단 지역에서 텐트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채워져 있다. 2024.10.05 ⓒ 뉴스1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시간과 안전을 돈 주고 사는 것" vs "그래도 16만원은 비싸"

100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되는 서울 세계 불꽃축제 개최를 앞두고 올해도 치열한 자리 전쟁이 벌어졌다. 주최 측인 한화는 안전 문제 및 인파 통제 등을 이유로 좌석 일부를 유료로 전환했는데 이를 두고 일부 시민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5일 오후 1시 2024 서울 세계 불꽃축제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메인 불꽃 쇼는 오후 7시 20분부터 진행될 예정이지만 '명당'으로 불리는 공원 곳곳은 이미 돗자리와 텐트로 만석이었다.

주최 측 관리 직원들은 경광봉을 흔들며 '명당'을 찾는 시민들에게 연신 "내부에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통행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꽃 축제 시작 6시간 전부터 사실상 '명당'이 다 채워진 셈이다.

일부 시민에겐 오후 늦게 와도 명당에 앉을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한화는 올해부터 안전 재투자의 일환으로 좌석 2500개를 자리당 16만 5000 원에 판매했다. 예매권 판매 수익 전액은 안전 관리 및 인력 확충에 다시 투자될 예정이다.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선착순으로 자리가 정해지는 '골든 티켓' 부스에 시민들이 입장 1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서고 있다. 2024.10.05 ⓒ 뉴스1 김예원 기자

'명당 중 명당'으로 꼽히는 '골든 티켓' 좌석의 경우 입장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앉을 수 있어 경쟁이 치열했다. 입장은 오후 3시부터 시작되지만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20여 명의 시민은 입장 1시간여 전부터 양산, 셔츠 등으로 햇빛을 가리며 줄을 섰다.

좌석을 구매한 시민들은 가격대가 다소 있긴 하지만 안전과 시간 절약을 위해서라면 그 가치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 목포에서 왔다는 30대 이 모 씨는 "공원에 처음 와서 불꽃 시작 6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모습에 놀랐다"며 "이번엔 무료 당첨되긴 했지만 시간을 절약한다는 측면에서 다음엔 돈을 주고 구매해 볼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에서 가족과 함께 공원을 찾은 40대 송 모 씨는 "작년엔 자리를 잘 못 잡아서 제대로 불꽃을 보지 못했다"며 "누군가는 비싸다고 할 수 있지만 '한강뷰' 호텔처럼 수백만 원 수준의 사치도 아닌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30대 노 모 씨(충남 홍성)는 "지방에서 올라와 명당을 잡으려면 전날 숙박 등 애로 사항이 많다"며 "예전엔 축제 행사 때마다 사람이 확 몰려 위험하다 느꼈는데 이번엔 좌석들이 일정한 간격 등으로 배치돼 좀 더 안전할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유료화된 좌석들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민들은 가장 대표적 문제로 '비용'을 꼽았다. 그동안 전 구간 무료로 제공됐던 불꽃 축제인 만큼 좌석당 16만원 상당에 이르는 비용은 일종의 '상술'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오후 1시쯤 유로 좌석 인근 명당 자리에 텐트를 치는 데 성공한 50대 정 모 씨(경기 화성)는 "여기서도 충분히 불꽃을 잘 즐길 수 있다"며 "누구나 보고 즐기는 불꽃 축제에 좌석당 16만원씩 매기는 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