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70대, 35도 폭염 속 역 근처 방황…실습경찰이 무사 구조

서울 금천서 실습생 김 모 순경, 신고 접수 45분 만에 발견
경찰 "마스크 착용 등 자가 방역하며 가족에게 안전 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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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아버지가 코로나19에 걸리셨는데 대림역에 계신다면서 3시간이 넘도록 집에 못 오고 계세요."

지난 19일 오후 1시48분쯤 아들은 112에 다급한 목소리로 아버지를 찾아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종된 70대 남성 서 모 씨(74)는 평소 지병을 앓고 있지만 인지능력이나 의사소통에는 별다른 장애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된 바 있다.

신고를 접수한 서울 금천경찰서 소속 실습생 김 모 순경(27)은 출동에 앞서 서 씨 위칫값을 확인했다. 그 결과 서 씨 소재지가 대림역이 아닌 두 정거장 거리의 가산디지털단지역임을 파악하고 현장 출동했다. 서 씨 집에서 해당 역까지는 4.5㎞로, 차량으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1호선과 7호선 교차하는 가산디지털단지역은 규모가 비교적 큰 편이다. 당시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역 안에서 서 씨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김 순경 등은 서 씨의 인상착의를 파악하고 역 내부와 9개 출구 근처를 샅샅이 수색했다. 그 결과 역 근처의 버스정류장에서 승차를 대기하고 있던 서 씨를 발견했다. 신고 접수 45분 만이었다.

김 순경은 가족이 올 때까지 인근 빌딩 안에서 서 씨에게 생수를 건네는 등 기력을 회복할 수 있게 도와줬다. 당시 금천구는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한창이었다. 남편의 구조 소식을 들은 서 씨 부인은 택시를 타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다만 서 씨가 코로나19 확진자라 번번이 택시 승차가 거부되자 김 순경은 서 씨 내외를 순찰차에 태우고 집까지 데려다줬다.

경찰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경찰에 갓 임용돼 신임 경찰 교육을 받던 실습생이 신고 접수를 받고 신속 출동해 폭염 속 면밀하게 수색한 끝에 구조한 것"이라며 "요구조자가 코로나19 확진임에도 마스크 착용 등 스스로 방역 조치를 해가면서 보살피며 무사히 집까지 인계했다"고 평가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