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혐의' 메디스태프 대표 경찰 출석 "사태 조속히 해결되길"

20일 오후 서울청 출석…혐의 관련 질문엔 '묵묵부답'

기동훈 메디스태프 대표가 20일 오후 의사·의대생 커뮤니티 ‘리베이트 폭로 교수 조롱글’ 관련 조사를 받기위해 종로구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8.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전공의 리베이트 의혹'을 폭로한 대학병원 교수의 신상을 공개하고 성적인 모욕을 담은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의사 및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의 기동훈 대표는 20일 "조속히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명예훼손, 증거인멸 등 혐의로 고소당한 기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0분으로 예정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수사를 위해 출석한 자리에서 "사태가 조속히 해결돼 의료 현장에 젊은 의사들이 돌아오고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 대표는 취재진으로부터 '리베이트 의혹 폭로자 계정을 왜 강제 탈퇴 처리했느냐',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 할 말 없느냐' 등 질문을 받았지만, 별도로 답하지 않았다.

기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경찰과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A 교수는 지난해 전공의들의 리베이트 의혹을 내부 고발했다. 병원 전공의들이 2019년 10월부터 약 2년간 리베이트 대가로 환자 수백 명에게 치료와 무관한 비급여인 비타민 정맥 주사제 등 여러 종류를 혼합 처방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지난 3월 메디스태프에는 A 교수의 실명, 얼굴 사진과 함께 '친일파 앞잡이', '전공의 담그려고 한다' 등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중앙대 의학과를 졸업한 기 대표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으로 2011년 대한공보의협의회장, 2016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2018년 의사·의대생 전용 커뮤니티 모바일 앱 '메디스태프'를 출시하면서 의사이자 사업가로서 활동해 왔다.

메디스태프는 국내 첫 의사 전용 보안메신저 플랫폼으로 출시됐다. 의사들은 직업 특성상 대화에 민감한 의료정보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기 대표는 메디스태프를 출시할 때부터 대화 내용이 외부로 유출될 걱정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메디스태프는 의대 학생증이나 의사 면허를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채팅이 자동 삭제되는 기능이 있다. 또 화면을 캡처하면 이용자의 전화번호가 남아 대화가 유출될 경우 최초 유포자를 찾기 쉽게 만들었다.

메디스태프는 메신저 채팅과 익명 게시판, 클럽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6월 기준 이용자 수가 2만 3000여 명으로 확대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의사 커뮤니티로 자리 잡은 메디스태프는 최근 의료대란 속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익명으로 남긴 게시물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