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동아리 아지트' 직접 가보니…"꼰대들 죽어야지" 주민과 마찰로 갈등

아파트 단기 임차…주민 "낮에는 평범한 학생, 밤엔 술 취해 소음 일으켜"
코로나엔 마스크 놓고 주민과 충돌…주민 "그때만 해도 친구 많나 했는데"

5일 오전 9시26분 기준 해당 대학생 연합동아리 공식 인스타그램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서울대와 카이스트, 고려대 등 주요 명문대 학생 300여 명이 가입한 전국 2위 규모 대학생 연합동아리의 집단 마약 투약 사건으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동아리 회원들이 '아지트'처럼 사용한 아파트에서 소음을 일으키는 등 평소 주민들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동아리 회장 A 씨 등은 서울 구로구 소재의 한 아파트를 2022년 중순쯤 단기 임차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아지트를 방문한 대학생들은 낮에는 일반적인 대학생으로 보였지만 밤에는 술에 취하거나 소음 등으로 인해 항의받았다.

인근 주민 B 씨는 "당시 1~2개월 정도 대학생들이 술 먹고 새벽에 들어오면서 시끄럽게 한다는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아파트 단지 앞에 앉아서 시끄럽게 하기도 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지트를 오갔던 대학생 일행은 2022년 코로나19 시기 마스크를 쓰지 않아 주민과 마찰을 빚었던 적도 있었다.

지난해 대학생 일행이 코로나19 시국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자, 한 주민이 지나가면서 한숨을 지었다. 이에 대학생 일행 중 한 명이 '꼰대들은 다 죽어야 한다'는 취지로 거칠게 반응해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낮에는 평범한 학생들로 보였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을 하진 못했다고 한다. 주민 C 씨는 "낮에 엘리베이터에서 대학생들 여러 명을 본 적이 있었다"며 "그때만 하더라도 '집 주인이 친구가 많나 보다, 대학생끼리 놀고 있구나'라고만 여겼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은 "당시 시끄럽다는 민원이 있었다고 하더라"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는 지난 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집단 마약 투약 연합 동아리 회장 A 씨와 20대 회원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단순 투약한 대학생 8명은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됐다.

A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외제 차·고급 호텔·최고급식당(파인다이닝)·회원전용 숙소·음악 페스티벌 입장 등을 무료 또는 저가로 이용할 수 있다며 동아리를 홍보했다.

동아리 임원진과 함께 참여율이 높은 회원들을 선별해 별도 행사에 초대해 음주하면서 참석자들의 경계심이 흐트러진 틈을 이용해 액상 대마를 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MDMA·LSD·케타민·사일로사이빈·필로폰·합성대마 등 다양한 마약을 투약했다.

기소 또는 기소 유예된 피의자엔 최근 LEET(법학적성시험)에 응시해 등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인 학생과 의대·약대 재입학 준비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에 마약을 유통·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합동아리 소속 회원들 상당수가 수도권 주요 명문대 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동아리는 최근까지도 회원을 모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에 따르면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대마)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주범 동아리 회장 A 씨(30대 초반·구속)는 연세대 학부를 졸업하고 현재는 카이스트 대학원에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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