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빌려 '풀 파티'…명문대생 300명 '마약 동아리' 발칵
서울남부지검, 동아리 회장·임원진 등 대학생 14명 기소
주범 30대 초반 A 씨, 단순 마약 혐의 1심 공판 중 덜미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서울대학교와 고려대 등 수도권 주요 명문대 소속 학생들이 가입한 연합동아리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대학생 14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는 주범인 동아리 회장 30대 초반 A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대마), 특수상해,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무고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A 씨는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공문서 변조 혐의로 지난 4월 17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동아리 임원인 20대 중반 B·C 씨와 20대 초반 D 씨를 구속기소하고 다른 2명은 불구속기소 했다. 이밖에 마약을 단순 투약한 8명은 전력, 중독 여부,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조건부 기소유예했다.
A 씨는 2021년 동아리를 결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외제 차·고급 호텔·최고급식당(파인다이닝)·회원전용 숙소·음악 페스티벌 입장 등을 무료, 저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주요 명문대 재학생들을 직접 면접해 선발했다.
그는 마약 판매 수익으로 고급 호텔 등에서 대학생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호화 술자리·풀 파티 등을 개최해 이에 현혹된 자들을 가입시키는 수법으로 단기간에 전국 기준 2위 규모의 약 300명 회원을 모집했다.
A 씨는 B·C 씨 등 임원진과 함께 참여율이 높은 회원들을 선별해 별도 행사에 초대해 음주하면서 참석자들의 경계심이 흐트러진 틈을 이용해 액상 대마를 권했다.
투약에 응한 회원들을 상대로 MDMA·LSD·케타민·사일로사이빈·필로폰·합성대마 등 순으로 다양한 마약을 접하게 했다. 중독된 회원들에게는 텔레그램·암호화폐를 통해 고가에 마약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남성 회원들과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고급 호텔 스위트룸에 초대해 마약을 집단 투약하기도 했다. 이들은 LSD를 기내수하물에 넣어 제주와 태국 등 해외로 운반해 투약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A 씨 등이 2023년 1년간 암호화폐로 거래한 마약 매매대금은 최소 1200만 원에 이른다.
이 사건은 A 씨의 단순 마약 투약 혐의 1심 재판 중 공판 검사가 수상한 거래내역을 포착해,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계좌·가상자산 거래내역 등을 추적한 결과 실체가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SNS를 중심으로 대학생들에게까지 마약범죄가 광범위하게 확산함에 따라 10~30대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 범죄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younm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