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태원 참사' 박희영에 7년 구형…"사고 책임자 중 하나"(종합2보)
박희영 구청장 "진심으로 사과"…변호인 "형사상 책임 묻는 것 옳지 않아"
재판 종료 후 법정 신속히 빠져나가…유족 "살릴 시간 충분했다" 오열
- 김민수 기자,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신은빈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 용산구청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유가족은 박 구청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면서 법정에서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검찰은 15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의 심리로 열린 박 구청장 등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공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박 구청장은 이번 사고를 막을 큰 책임자 중 한 사람"이라며 "사고를 막기 위한 어떤 실질적인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고 이후 책임을 피하고자 책임을 다한 것처럼 보도자료 배포했다"고 지적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법정에서 "구청장으로서 참사를 막지 못한 부분에 대해 유가족과 피해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금도 그날의 현장을 떠올리면 참담한 마음으로 눈물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명백한 법령상 근거는 없다"며 "형사상의 책임 묻는 것은 법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 2022년 10월 29일 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전 안전관리계획을 수립·시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로 기재한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최원준 전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에게는 징역 3년, 유승재 용산구 부구청장과 문인환 전 용산구청 안전건설교통국장에게는 금고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전 과장과 유 부구청장, 문 전 국장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위험 발생이 예상되는데도 대비·대응 등 법령이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박 구청장은 이날 재판이 끝난 후 빠르게 법원을 빠져나갔다. 유가족은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았다"며 박 구청장을 향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일부 유가족은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다"고 소리치며 오열하기도 했다.
유가족은 이날 재판 시작 전 서울서부지법 정문 앞에 모여 박 전 구청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김의진 씨의 어머니 임현주 씨는 "이 나라에 정의가 살아있다면 법원이 명백한 사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판결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유가족 측 대변인인 최종현 변호사는 "법원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엄벌을 피고인에게 처하시고 다시는 이런 참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이 아니라는 변명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례를 남겨달라"고 요구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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