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아파트 단지 내 차량 전복…70대 운전자 '급발진' 주장(종합)
일가족 4명 병원 이송…"쾅 소리 나서 놀랐다"
"4년간 사고 없었다"…속도 안 줄이다 방지턱 걸려 사고 가능성
- 박혜연 기자,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김지완 기자 = "'쾅' 소리가 나서 놀랐어요. 처음엔 이사 사다리가 넘어진 줄 알았습니다."
차량 전복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성북구 돈암동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20대 주민은 <뉴스1>을 만나 이같이 전했다. 단지 내에 큰 소리가 울렸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8분쯤 해당 아파트단지 내 경사로를 올라오던 체어맨 차량이 주차된 다른 승용차와 오토바이들을 차례로 들이받은 뒤 전복돼 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4명이 다쳤다.
서울 성북소방서와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고로 운전자 70대 남성 A 씨와 조수석에 탔던 A 씨의 50대 아들 B 씨, 뒷좌석에 탔던 B 씨의 50대 아내와 10대 아들 등 4명이 다쳐 각각 병원으로 이송됐다.
A 씨는 머리와 팔에 피를 흘리는 등 중상을 입었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였고 사고 뒤 자력으로 차를 빠져나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뒷좌석에 탔던 가족들도 자력으로 빠져나왔고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다만 조수석에 탑승했던 아들 B 씨는 자력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구조대가 구조했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음주나 약물 운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현장에서 "차가 급발진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경사로를 올라오다가 경사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과속방지턱에 걸려 차체가 붕 뜨면서 사고가 났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실제로 현장 진입로에는 약 30도가량 높이로 기울어진 경사 끝에 과속방지턱이 있었다. 길가에 주차돼 있던 흰색 승용차는 A 씨의 체어맨 차량에 마치 밟히기라도 한 듯 천장과 앞 유리가 처참하게 찌그러졌지만 차 옆면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피해 차량 차주는 "경찰이 블랙박스를 빼달라고 했는데 블랙박스조차 찌그러져 빼낼 수 없었다"며 "4년 동안 여기서 살았는데 한 번도 이곳에서 사고가 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주차돼 있던 승용차 1대와 오토바이 4대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사고 현장에는 가해 차량과 피해 차량이 모두 견인되고 잔해도 수습된 상황이다.
아파트 관계자에 따르면 A 씨 역시 해당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이었다. A 씨는 여행을 다녀온 아들을 데리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사고 현장 한구석에는 A 씨 가족의 소지품으로 보이는 여행 캐리어와 짐들이 쌓여 있었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추후 A 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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