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여순사건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진실 규명 결정

여순 사건 희생자인 독립 운동가 박채영 항일 독립 운동 인정
충청교회 기독교인 학살 사건 포함…지금까지 희생자 149명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에서 열린 '진실화해위원회 조사개시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5.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김예원 기자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25일 열린 제81차 위원회에서 10·19 여수·순천 사건(여순 사건) 등 한국전쟁 전후 학살당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여순 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전남 여수에 주둔하던 군부대 및 좌익계열 시민들이 단독 정부 수립 반대 및 제주 4.3 사건 진압 거부 등을 이유로 봉기를 일으키자 국가가 관련자들을 처형한 사건이다. 반란군에게 협조했다는 명목으로 당시 수많은 민간인이 불법 구금돼 학살당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살해당한 박채영 씨가 전남 여수 지역에서 행한 항일 독립운동에 대해 진실 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 조사에 따르면 1929년 8월 여수지역 독서회에 가입해 활동하던 박 씨는 이를 기반으로 비밀결사 조직을 결사, 여수 시내에 선전지를 살포하고 민족 차별철폐를 요구하는 동맹 휴학에 관여하며 항일 운동을 했다.

이후 1932년 7월엔 여수 적색 노동조합 준비회 책임자로 일하다 치안 유지법 위반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 1936년 6월 광주지방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박 씨는 1948년 10월 여순 사건 당시 반란군에게 협조했다는 이유로 정부군에게 붙잡혀 내란죄 등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0월 광주지법은 박 씨 등 4명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충청교회 등 30곳에서 기독교인 71명이 적대 세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에 대해서도 직권 조사 결과 진실 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충청지역 기독교인 학살 사건은 1950년 7월부터 1951년 초까지 논산 등 15개 지역에서 인민군 등 적대 세력에 의해 교인들이 학살된 것으로, 이와 관련 진실화해위가 진실 규명 결정을 내린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금까지 파악된 희생자는 총 149명에 이른다.

이외에도 진실화해위는 전북 고창군, 전남 영암군, 경남 밀양시 3곳에서 좌익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군경에게 희생당한 주민 125명에 대한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는 제적등본, 족보, 1기 진실화해위 자료 등을 비롯해 신청인 및 참고인 진술을 검토한 결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