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에 '삥술' 먹여 바가지…신림역 유흥업소 일당 17명 검거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만취한 취객에게 가짜 양주인 이른바 '삥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만든 후 현금 수억 원을 뜯어낸 유흥주점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유흥주점 업주, 호객꾼, 웨이터, 여성 접객원 등 17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업주 2명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2022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에서 취객을 유흥주점으로 유인한 뒤 값싼 양주를 섞은 '가짜 양주'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단시간에 술을 마시게 해 피해자가 인사불성이 된 틈을 타 신용카드나 폰뱅킹 비밀번호를 빼내어 돈을 이체·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방식으로 피해자 43명으로부터 2억 원 가량 편취했다.

이들은 가짜 양주를 제공한 뒤 테이블에는 고가의 빈 양주병을 올려놓는 수법으로 술값을 부풀려 받았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을 거쳐 해당 술이 가짜 양주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들은 추후 항의에 대비해 피해자들이 만취 상태로 신용카드를 직접 내미는 장면을 촬영해 놓거나, 피해자들이 신고하지 못하도록 인근 모텔에 데려다 놓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1인 취객만 집중적으로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자를 유인하는 호객꾼, 빨리 취하도록 술을 권하는 접대부, 정신을 잃은 사이 돈을 갈취하는 인출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최근 신림역 일대 유흥업소에서 유사한 피해 신고가 반복 접수되고 있다"며 "1인 취객의 경우 범죄 피해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