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남' 8600억 도박사이트 총판 역…MZ세대 조직원 99명 검거
불법 리딩방, 도박 사이트 운영 등…자본시장법 위반, 사기 등 혐의
"리딩방·도박 사이트 범죄 주요 수익원…광고 현혹되지 말아야"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이른바 '롤스로이스남' '람보르기니남'의 자금 출처를 수사한 경찰이 불법 리딩방과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원 99명을 검거했다. 이들 대부분은 20·30대로 MZ세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수사를 통해 약 56억 원을 편취한 불법 리딩방 일당 38명을 적발했다. 또 '람보르기니 흉기위협' 수사로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원 61명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 중 2명을 구속하고 4명을 송치했으며 나머지 인원들도 조만간 송치할 계획이다.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은 지난해 8월 20대 남성 신 모 씨가 강남구에서 피부 미용시술을 빙자해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 수면 마취를 받고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인도에 있던 행인을 숨지게 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신 씨와 그의 지인들이 불법 조직을 만들어 범죄를 저지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신 씨의 자금 출처를 조사하던 중, 해외선물 투자를 대행해 주겠다며 불법 리딩방을 운영한 조직을 적발했다. 이들은 리딩방에서 투자자 101명을 유치한 뒤 투자금 등 명목으로 21억 원을 수수했다. 또 전자거래 플랫폼을 해킹해 해외선물거래 손실금을 만회해 주겠다고 속여 3억 4000만 원을, 코인 위탁 판매를 미끼로 32억여 원을 편취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불법 자본시장법 위반·사기 등 혐의를 적용했다.
또 경찰은 지난해 9월 주차 시비로 상대 운전자에게 흉기를 보여주며 협박한 람보르기니 운전자를 수사하면서 불법도박 사이트를 적발해 운영자 등 61명을 검거하고 이 중 총책 2명을 구속했다. 해외에 체류 중인 공범에 대해서는 국제 공조로 검거 예정이며 도박 공간을 개설한 피의자에 대해선 형법상 범죄집단으로 의율할 계획이다.
이들은 캄보디아에 도박사이트 충·환전 사무실을 마련해 약 8000명을 상대로 8600억 원의 도박자금을 운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 인원 중 9명이 경찰이 관리하는 조직폭력배였고 2명이 불법 도박사이트 총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총판 중 1명이 롤스로이스를 운전한 신 씨였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롤스로이스남 수사에서 드러난 일당과 불법 사이트 일당이 직접 친분이 없어도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지인 관계였다"며 "대부분 또래로 동네 선후배 등 관계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사를 대비해 하부 조직원들에게 수사기관에서 범행 사실을 진술할 경우 보복이 따라올 거라며 위협을 일삼았고 진술을 조작하거나 해외 체류 조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식 투자 리딩방, 도박 사이트는 범죄조직의 주요 수익원으로 활용되고 경제적 손실을 보거나 도박죄로 처벌될 수 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는 리딩방, 도박사이트 광고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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