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장 "김호중 '인권침해' 주장에 동의 어렵다…다 정문으로 나가"

"강남서 초기 판단 잘못…모든 경우에 비공개 조사해야 하나"
"위드마크 공식 결괏값, 면허취소 수치도 있어…보수적 수치 적용"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2024.2.2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음주 뺑소니 혐의'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 측의 인권 침해 주장과 관련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사건 관계자 대부분 정문으로 나간다"고 비판했다.

김 씨 측은 경찰이 조사 후 취재진이 모여 있는 정문으로 김 씨를 나가게 해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경찰을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 청장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강남경찰서(강남서)를 출입하는 대부분의 사건 관계자들은 다 정문으로 들어와서 정문으로 나간다"며 김 씨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 청장은 애초 김 씨를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한 강남서를 두고 "초기 판단을 잘못했다"며 쓴소리도 남겼다.

조 청장은 "김 씨는 변호인 측이 강력히 비공개 (소환) 요청했다는데 초기에 강남서에서 잘못 판단한 게 아닌가 싶다"며 "서울경찰청에서 바로잡아 다른 사건 관계자들과 동일하게 퇴청하도록 한 건데 그것이 인권 침해라고 하면 모든 경우에 비공개 (조사)해야 하고 특별한 조치를 해야 하는 걸로 연결되는데 그게 과연 인권에 부합하는 조치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씨가 지난달 21일 경찰 조사 후 언론이 있는 출구로 퇴청을 거부해 6시간 넘도록 '버틴 것'과 관련, 조 청장은 "퇴거를 요청할 때 안 받아들이면 공공기관으로서 일정 시간 자유로운 의사에 기반해 (경찰서에) 있을 수는 있다"며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빨리 나가고 싶어 하지 더 있고 싶어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김 씨 측은 당시 '상급청 지시'로 경찰 수사팀이 정문으로 나가라고 부탁했다며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제소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뺑소니 혐의와 음주 운전 의혹을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4.5.2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조 청장은 또 "김호중 사건 관련해서는 최종적으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면서 몇 가지 수치 중 보수적인 수치를 적용해서 송치했다"며 "만약 법망을 피하려는 의미가 명백하다면 필요한 경우에 그 뒤 숫자를 감안한 위드마크 적용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보수적인 수치를 적용해도 음주운전이냐'는 질문에 조 청장은 "가장 적은 수치를 적용해도 음주운전을 규정할 수치 이상으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김 씨와 술자리에 동석한 참고인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면서 위드마크 공식 결괏값이 복수로 나왔고, 그중 하나는 면허취소(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 수준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청장은 김 씨 사건을 계기로 운전자 바꿔치기나 블랙박스 삭제 등 모방 범죄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김호중 사건을 겪으면서 그런 의견이 많아졌고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일단 이와 관련된 입법이 필요한데 국회에서 논의 필요성이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 청장은 "입법과 별개로 명백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그 뒤에 법망을 피하려고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그것이 이익이 되는 것은 사회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최소한 경찰 단계에서는 수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확인하겠다"고 했다.

한편 최근 강남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박 모 씨가 구속된 것과 관련, 조 청장은 "본인이 범행을 시인하고 있어 사건을 마무리하는 데에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