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 한직 치안지도관으로 인사 발령

송파서 범죄예방대응과장서 서울청 한직으로 발령
'버닝썬' 부정적 여론 의식…BBC 다큐로 인사 논란 불거져

'버닝썬 사태' 당시 클럽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1심서 무죄를 선고 받은 윤규근 총경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5.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장성희 기자 = 2019년 버닝썬 사건 당시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등으로부터 '경찰총장'으로 불리며 수사를 무마해 준 혐의를 받은 윤규근 총경이 28일 서울경찰청 치안지도관으로 발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경은 이날 서울청 치안지도관으로 발령됐다. 치안지도관은 통상 퇴임을 앞두거나 징계를 받은 총경급 인사가 맡는 보직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윤 총경의 이번 인사 발령을 두고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발령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총경은 지난 2월 서울 송파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장으로 발령 나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송파경찰서는 경무관이 서장을 맡는 서울의 중심경찰서 2곳 중 1곳이고, 범죄예방대응과장은 112 치안 신고 및 범죄 예방 단속 등을 총괄 담당하는 부서장이다.

최근 BBC가 '버닝썬 사건'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공개하면서 당시 피의자들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받아 직위 해제가 됐던 윤 총경이 다시 화려하게 '복귀'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윤 총경은 '버닝썬 사건'에서 승리 등 연예인들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인물이다.

윤 총경은 △승리와 그의 동업자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운영하는 '몽키뮤지엄'에 경찰의 식품위생법 단속 내용을 알려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코스닥 상장사인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 정 모 전 대표가 고소당한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주식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기소됐었다.

그 밖에도 윤 총경은 △버닝썬 수사 과정에서 정 전 대표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삭제하도록 한 혐의(증거인멸 교사) △2017년 정 전 대표에게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2021년 대법원에서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 일부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벌금 2000만 원이 확정됐다. 이후 윤 총경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지만 경찰공무원직을 유지해 왔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