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평행선 속 경찰 수사 속도…전공의 추가 소환

전공의 2명 참고인 자격…전공의 집단 사퇴 법률 조언 수사 의도
의협으로 향하는 경찰 수사…반발하는 의료계 "상황 달라질 것"

24일 서울의 한 대학 의과대학의 모습. 2024.5.2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경찰이 최근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를 받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등과 관련해 전공의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기로 하면서 '의사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는 전공의에 대한 형사 고발이나 면허정지 등 정부의 구체적인 행동이 확인되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혀 경찰 수사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 간 팽팽한 긴장감이 더하고 있다.

◇전공의 2명 참고인 조사…의정 갈등 수사는 진행 중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전공의 2명은 경찰로부터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전공의 1명은 이달 30일 출석 예정이며, 나머지 1명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누가 언제 조사에 출석할지는 밝히기 어렵다"면서 "필요한 인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전공의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들인 이유는 임 회장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전공의 2명은 '아미쿠스 메디쿠스'로부터 법률적 조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미쿠스 메디쿠스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을 지원하기 위해 임 회장을 중심으로 지난 2월 만들어진 법률지원단이다.

경찰은 현재 전공의 집단행동을 교사 및 방조해 병원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임 회장을 비롯해 노환규 전 회장,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등을 수사 중이다.

이외에도 경찰은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올라온 '전공의 블랙리스트',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라고 종용한 '전공의 행동 지침' 등을 수사하고 있다.

2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5.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정부 "전공의 처분 미정"…의료계 "행정처분 시 상황 달라질 것"

정부는 다만 전공의 처분에 대해 여전히 '검토 중'이며,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전공의 2명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받는다는 보도에 "의협 집행부나 비대위 집행부가 수사 대상이 됐지 않았나"라며 "이전 수사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전공의에 대한 처분 문제는 정부가 지금 시기나 수위나 또 방법 이런 것들에 관해서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당초 유연한 처분 기조에 따라서 절차가 중지돼 있는 상태에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증원 확정 시 강행하겠다고 했던 일주일 휴진 계획을 철회하면서도 전공의에 대한 형사 고발이나 면허정지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행동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일주일을 휴진한다고 해도 정부가 꿈쩍 안 할 게 뻔한데, 환자 피해가 명확한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의 면허를 정지시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예전에 하기로 했던 것(집단 휴진 등)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질 텐데 정부가 그렇게까지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