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베를린 소녀상 철거 절대 안돼…마지막 부탁 지켜달라"

독일 베를린 시장의 소녀상 철거 시사 발언에 반발 회견
이 할머니·정의연, 주한독일대사관에 규탄 서한문 전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독일대사관 앞에서 열린 독일 베를린 시장의 소녀상 철거 시사 발언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베를린에 세워진 소녀상을 철거하는 건 절대로 안 된다"며 "소녀상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독일대사관 앞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함께 독일 베를린 시장의 소녀상 철거 시사 발언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할머니는 "각 나라에 세워진 한국 소녀상은 그 나라를 지켜주고 전쟁 없는 세계 평화를 상징하고 있다"며 "지금 베를린에 세워진 소녀상을 철거한다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 마지막 부탁으로 제발 베를린 소녀상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앞서 베를린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베를린과 도쿄의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아 도쿄를 방문한 카이 베 베그너 시장이 가미카와 요코 일 외무상과 회담을 통해 "우리가 변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녀상 철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독일 시민들이 세운 소녀상 철거를 위한 '대화'에 연방정부와 독일 주재 일본 대사가 무슨 권한으로 참여한단 말인가"라며 "독일 연방정부까지 나설 정도로 일본 정부의 압력이 거세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정의연 측은 또 20일 하루 만에 한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미국, 노르웨이 등 전 세계 173개 단체와 1861명의 개인이 연대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독일 현지 시민단체인 독일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는 게오르크 슈미트 주한독일대사에게 "독일 외교부는 일본 정부와 일본 대사관이 독일 사회에서 교활한 로비 활동을 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청하라"는 내용의 서한문을 전했다.

아울러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과 이 할머니는 주한독일대사관을 찾아 공동연명 서한문과 이용수 할머니 자필 편지를 전달했다.

정의연 측은 서한문을 통해 "베를린시가 소녀상이 지닌 역사적 무게와 미래지향적 평화의 의미를 소중히 지켜내며 소녀상 영구 설치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독일대사관 앞에서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5.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