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LH, 잘못된 임대주택 매입방식으로 세금 1조 이상 낭비"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3년 간 값비싼 신축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에만 치우쳐 세금이 1조 원 이상 낭비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임대주택의 분양·매입가 상승으로 임대료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정작 서민들이 입주하지 못해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연도별 LH 임대주택 매입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LH는 3년 동안 10조8000억 원이 넘는 금액으로 3만9000호의 임대주택을 사들였다. 주택 1호당 가격은 지난 2021년 2억5000만 원에서 지난해 3억1000만 원으로 상승했다.

경실련은 이처럼 호당 매입 가격이 상승한 이유에 대해 "LH의 주택매입이 민간 건축 주택을 사전에 약정을 체결하고 준공 후 사들이는 '약정 매입' 방식에 치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H가 기존에 건설이 완료된 주택을 매입하는 '기존주택 매입' 방식이 아닌 약정 매입 방식으로만 10조8000억 원 중 8조7000억 원으로 임대주택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이 방식 때문에 신축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의 토지 매입비용 및 건축비 거품 등이 모두 가격에 반영되므로 기존주택 매입보다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약정 매입 방식은 기존주택보다 비싼 가격에 매입하기 때문에 주변 집값을 자극하는 효과가 더 크다"고 우려했다.

매입임대주택 연도별 공실현황에서도 2018년 공실 수는 1920호에서 지난해 5002호로 급증했다. 경실련은 "비싼 가격을 치르고 주택을 매입했는데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1조 621억 원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주택을 확보하기 위해선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개선하라"면서 정부에 △건설원가 이하로 매입하도록 매입가격 기준 강화 △신축약정매입방식 전면 중단 △매입임대주택 정보공개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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