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시위 스티커 붙인 전장연…기존 벌금형 뒤집고 무죄 선고
스티커·래커 스프레이 제거 현저히 곤란하지 않아
박경석 "재판부 고민 잘 녹아난 것 같아 기쁜 마음"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삼각지역 등 서울 지하철역에 스티커 수백장을 붙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등 3명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하철 승강장에 스티커를 붙이고 래커 스프레이를 뿌린 사실은 있지만 통행 방해 등 지하철 승강장의 실질적 효용을 해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와 권달주 상임공동대표,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스티커 부착 및 래커 스프레이로 인해 바닥이 미끄러워지는 등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제거가 현저히 곤란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며 "승객 이동 등 승강장 효용 저해 부분의 경우 제거 작업이 이뤄질 때만 잠시 (방해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 직후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장애인 이동권 관련 시위 부분에서 벌금형 등을 선고받아 왔는데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거의 처음"이라면서 "재판부가 선고 관련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서두에 말씀하셨는데 그 고민이 잘 녹아난 것 같아 기쁜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검찰은 박 대표에게 벌금 500만 원, 같이 기소된 권 대표와 문 대표에게 각각 벌금 20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박 대표 등 전장연 측 변호인은 지하철 승강장에 스티커 등을 붙인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해당 행위가 통행 방해 등 효용 훼손이라는 재물손괴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주장해 왔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삼각지역, 남영역 등에서 장애인 예산 및 이동권 확보 주장이 담긴 스티커를 붙이는 등 공공시설을 훼손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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