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2억"…1급 장애인 '척' 지원금 받은 40대[사건의 재구성]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행세…수급 횟수만 2700회
부정수급 의심한 관계 기관 신고로 '덜미'…징역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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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14년'

정 모 씨(43)가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온 것처럼 속여 장애인 연금 등 국가 지원금을 부정 수급한 기간이다.

사건의 시작은 2007년 4월 경기 양평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였다. 당시 조수석에 앉아 있던 정 씨는 별다른 상해를 입지 않았지만 자신이 이번 사고로 중추신경계에 큰 손상을 입은 것처럼 위장해 중증 장애인 행세를 했다.

정 씨는 진료기록 사본 등을 첨부해 거주지 관할 지자체에 스스로를 1급 장애인으로 등록 신청했다. 1급은 지체 장애 분류 등급인 1~6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보행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제약이 있는 경우를 가리키며 중증 장애인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정 씨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타낸 장애인 복지 지원금은 액수가 2억 원이 넘으며 횟수도 2000여 회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2010년 10월부터 2023년 1월 20일까지 333회에 걸쳐 장애인 연금 명목으로 3620만 7150원, 2021년 2월부터 2023년 2월 1일까지 2381회에 걸쳐 2억 638만 9730원의 활동 지원급여를 수급했다.

정 씨의 이같은 행동은 장애인 연금 부정 수급을 의심한 관련 기관의 고발로 끝이 났다. 사기, 장애인연금법 및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서울서부지법에 넘겨진 정 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 씨는 동일한 수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해 2022년 8월 유죄 선고를 받았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 씨는 추가 고발이 이어지기까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A 씨가 동일 수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해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범행 중 상당 부분은 유사 범행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이뤄졌다"며 "A 씨가 해당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사유를 밝혔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