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탐나 의붓어머니 살해·암매장한 40대 아들…징역 35년형

통장 가져가려다 제지하는 의붓어머니 살해
"강도살인 용납 안돼…같은 죄로 복역 전력"

금전 문제로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뒤 친아버지 고향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배모씨가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1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의붓어머니를 살해한 뒤 친아버지 고향에 암매장한 40대 남성이 징역 35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양환승)는 강도살인,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배 모 씨(48)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장치 20년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강도살인은 생명을 수단으로 삼는 범죄여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볼 때 죄책이 더욱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종전에도 강도살인죄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 받아 복역한 적이 있다"면서도 "계획 살인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데다 범행 수법이 다른 사건에 비해 매우 잔혹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배 씨 측은 앞선 재판에서 "의붓어머니가 갑자기 배 씨의 뺨을 때려 실랑이하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라면서 "수사에 협조했고 배 씨가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 씨는 지난해 10월 19일 혼자 사는 의붓어머니의 집에서 누나의 장애인연금 통장 등을 가져가려다 제지하는 의붓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고향의 개천 모래밭에 암매장한 후 연금 165만 원을 인출해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배 씨는 지난해 4월 실직 후 주변에서 돈을 빌려 경정·경륜 베팅과 인터넷 방송 후원 등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자 피해자의 기초연금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고 피해자의 임대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 했다. 심지어 배 씨는 피해자의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자신이 작성하는 등 재산을 탐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배 씨 측은 "배 씨가 누나의 병원비를 부담하면서 이전부터 피해자의 계좌를 관리해 왔다"며 돈 때문에 살해했다는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