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사 난입한 대진연…첫 재판서 "대한민국 역사 지키려했다"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이토 히로부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성일종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민의힘 당사에 난입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2명이 첫 재판에서 "대한민국 역사를 지키려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구형 의견을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판사 정우용)은 22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대진연 회원 이 모 씨와 민 모 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들 변호인은 "사실관계 및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민 씨에게 적용된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 당시 여경이 올 때까지 짧은 시간 구호를 외친 부분을 미신고 집회 개최로 볼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범죄 전력을 살펴보면 본 건과 유사한 범행이 수 차례 지속돼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구형 의견을 냈다. 또 자세한 내용은 추후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씨는 최후변론 과정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했을 때 주권자로서 목소리를 내는 건 응당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성일종 의원의 발언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분노할 망언임에도 반성하지 않고 총선에 출마해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민 씨는 "행위에 대해선 모두 인정하지만, 대한민국의 소중한 역사를 지키고, 친일파들에게 주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국민적 바람이 담겼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발언했다.

앞서 지난 3월 3일 성 의원은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두고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지만,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성 의원은 "장학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취지와 다르게 비유가 적절치 못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대진연 회원들은 같은 달 9일 여의도 소재 국민의힘 당사에 들어가 성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고, 당시 경찰은 해산 요구에 불응한 대진연 회원 7명을 현행범 체포해 이 중 4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 씨와 민 씨에 대해서만 "도망할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구속 필요성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대한 선고기일은 내달 8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