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핀 벚꽃, 최악 황사"…여의도 벚꽃 축제 첫날 '차분'[르포]

대부분 시민들 마스크 착용…벚꽃 아직이지만 개나리 만개

여의도 봄꽃축제 개막 날인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서로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산책을 하고 있다. 2024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는 29일부터 4월2일까지 국회 뒷편 여의서로 일대에서 열린다. 2024.3.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날씨가 안 받쳐주고 벚꽃이 안 받쳐 주니까 아쉽네요"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벚꽃길에서 아직 벚꽃이 채 다 피지 않은 현장에서 행사를 준비하던 70대 여성 박선애 씨는 이렇게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행사에서 화분 전시를 하는 박 씨는 "그래도 개나리는 이미 만개한 상태고, 주말에 좀 더 꽃이 피면 사람들이 몰리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제18회 영등포 여의도 봄꽃 축제'가 열리지만, 개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축제 첫날 현장 분위기는 비교적 한산해 보였다.

중국 북부에서 발생한 황사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오전에 '매우 나쁨'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이날 현장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많았다.

길거리에는 사진관이나 화분 전시,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부스가 차려지면서 일부 시민이 축제를 즐겼지만, 그리 많은 인파가 붐비진 않았다.

대화를 나누면서 길을 걷던 한 20대 남녀는 "아직 꽃도 없고 딱히 볼 게 없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축제 현장에서 일하는 한 20대 아르바이트생은 "오전에 비도 왔고, 공기도 좋지 않아서 '아 오늘은 좀 사람이 적겠구나'라는 생각은 했다"면서 "저녁까지는 기다려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여의도 벚꽃 축제를 찾은 시민들은 노란색 개나리와 군데군데 핀 벚꽃을 보면서 사진 촬영을 하는 등 경치를 즐겼다.

휴대전화로 꽃을 촬영 중이던 한 중국인 대학생(22)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쁘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마스크를 끼고 나왔기 때문에 괜찮고, 날씨도 포근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뿌옇게 보이긴 하지만 날씨도 포근해서 동료들과 잠시 산책을 나왔다"며 "그래도 비가 와서 오전보다는 공기가 괜찮아진 거 같긴 하다"고 말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