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블랙리스트' 당사자들도 고소 참여…쿠팡 "정치적 목적"

기자부터 노조 간부, 조합원, 근무 노동자 등 12명 고소장 제출
"직원 보호 위한 제도"…쿠팡 기존 입장 유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및 관계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쿠팡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노동자들을 손쉽게 해고했다며 이러한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 노조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4.2.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 피해 당사자들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쿠팡을 고소했다. 앞서 시민단체가 쿠팡을 경찰에 고발한 데 이어 블랙리스트에 오른 당사자들이 직접 고소에 나선 셈이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간부 및 조합원 9명, 기자 2명, 이전 근무 노동자 1명 등 고소인 12명과 함께 쿠팡과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 강한승·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엄성환·정종철·무뇨스제프리로렌스·브라운라이언애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 위반(취업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이날 고소에 나선 정성용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쿠팡은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쿠팡이 블랙리스트가 없다면 3월 10일, 11일, 19일, 23일 제 출근 신청이 왜 반려됐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지회장은 최근 쿠팡 출근할 수 있냐는 광고 문자를 보고 지원을 했지만 반려됐다고 주장했다.

고소대리인 김형욱 변호사는 "쿠팡 측은 블랙리스트에 대해 정당한 인사평가자료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근로기준법 40조에서는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쿠팡 블랙리스트가 근로기준법 40조에서 금지하는 취업 방해 목적으로 작성된 명부인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쿠팡이 물류센터 채용을 제한하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등 70여개 단체는 지난달 19일 서울고용노동청에 특별근로감독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 강한승·박대준 대표이사 등 쿠팡 관계자 6명을 근로기준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쿠팡 측은 "사업장 내 불법 행위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이날 쿠팡은 "민주노총과 권영국 전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민주노총 간부가 탈취한 CFS 직원들에 대한 인사평가 자료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조작하고, CFS와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CFS는 관련자들을 형사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에 있고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