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257명 6330일 해외출장…181명 본회의·상임위 불출석

국회사무처 174억 지출…양정숙 19회 불출석 '최다'
경실련 "'기타 경비' 깜깜이 심사…로비·청탁 가능성"

경실련 활동가들이 국회의원 해외출장 실태를 발표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3.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해외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의 70% 이상이 출장 때문에 본회의·상임위 회의를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해외출장 심사제도 강화를 주문했다.

경실련은 21일 경실련 강당에서 '21대 국회의원 해외출장 실태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의 본회의·상임위 출석 의무가 법제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외출장 심사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의문"이라며 "국회 외 예산으로 해외출장을 갈 때는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대충할 때가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 △국회사무처 △국회 상임위 △기타 경비 등으로 의원 257명이 총 6330일 해외출장을 다녀왔으며 이 때문에 이들 중 181명이 본회의·상임위 회의를 빠졌다고 밝혔다. 일부 비공개 예산을 제외한 출장 비용으로 173억9628만원이 지출됐는데 그중 약 157억원이 국회사무처 경비에서 나갔다.

국회사무처 경비가 가장 많이 나간 해외출장은 김진표 전 국회의장 등 7명이 지난해 3월 8~18일 튀르키예 등을 방문한 것으로 7억 2000만 원이 집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양정숙 의원은 국회사무처 경비로 해외 출장을 간 바람에 본회의 5회, 상임위 14회 등 국회 회의에 19회나 출석하지 않았다고 경실련을 밝혔다. 경실련은 "정당한 소명 절차를 거쳤더라도 과도하게 많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에 이어 전혜숙(9회), 이헌승(7회), 윤호중(6회) 의원도 해외 출장 때문에 회의 불출석이 많았다.

경실련은 국회 예산이 아닌 '기타 경비'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원이 81명인데 그중 51.9%는 출장 때문에 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은 "기타 경비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면 피감기관이나 민간기관의 로비·청탁 의혹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국회가 심사를 철저히 해야 하지만 도리어 출장 비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임기 중 해외 출장을 가장 많이 다녀온 의원은 박병석, 양정숙, 김한정, 정진석, 이재정, 김진표, 이헌승, 김영주, 양향자, 김석기 순이었다.

박경준 경실련 정책위원장은 "해외출장을 성실하게 보고할 의무가 있지만 출장을 다녀오고도 신고나 보고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