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청 찢어지겠어"…주말 서울 도심 곳곳 '집회 소음·교통 체증' 몸살
광화문역 인근서 사랑제일교회 예배…보신각서도 시민단체 행사
시민들 "모이는 건 자유지만 과격 발언·소음 눈살"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주말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교통 체증과 소음 문제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사랑제일교회는 11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 주일 연합 예배'를 열었다. 이 집회에는 1만명(주최 측 신고)의 참가자가 몰렸으며, 동화면세점부터 시청역 방면 일부 차로 위에서 진행됐다.
이날 일부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 등을 손에 쥔 채로 야외 예배에 참석했다. 현장 인근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을 판매하는 가판대가 설치됐고 '광화문, 이승만 광장으로'가 적힌 모금함도 눈에 띄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경찰은 차량만 잘 막아주면 된다. (예배를) 잘 마치고 들어갈 테니까"라며 이날 행사가 단순한 예배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행사에서는 종교적인 내용을 넘어서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전 목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난하면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반드시 200석을 차지해야 한다"라고 참가자들에게 역설했다.
이날 시위 현장을 지나던 시민들은 소음과 교통 문제 등으로 불편함을 호소했다. 실제로 차로 위에서 행사가 진행된 탓에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시청 방면으로 혼선이 빚어졌다.
사랑제일교회 행사 현장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은 지나치게 큰 스피커 음량에 귀를 막고 인상을 찌푸리며 지나갔다. 게다가 '순수한 예배'라는 전 목사의 주장과는 달리 과격한 정치적 발언이 이어진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길을 지나가던 50대 남성 오 모 씨는 "(예배라면서) 왜 5·18 민주화 운동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너무 시끄럽다"고 토로했다. 한 20대 남성은 "귀청이 찢어지겠다"면서 잔뜩 인상을 쓰며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갔다.
자녀와 함께 광화문역 인근 서점을 찾은 30대 여성 오 모 씨는 "욕설 등 지나친 발언이 나오고 있는데 아이들이 들으면 좀 그렇다"며 "모이는 것은 자유지만, 순수한 예배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는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는 나라사랑공생시민운동본부의 '국회의원 특권 폐지 헌법개정 100만 궐기대회 개최' 집회가 열렸다.
단체는 "국회의원들이 민생과 국가를 돌보지 않고 정쟁만을 일삼고 있고, 막강한 특권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쟁취하는 데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특권 폐지 헌법 개정 100만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참석자들에게 촉구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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