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전 의협 회장 첫 소환조사…"전공의 단체와 접촉한 적 없어"(종합)

'전공의 블랙리스트' 대해선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
12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등 조사 예정

전공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를 받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3.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집단사직 공모' 혐의를 받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9일 경찰 첫 소환 조사에 출석했다.

노 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배 의사로서 전공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표현한 것 외에 전공의 단체나 의협과 접촉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자신을 포함한 정부의 전현직 의협 집행부 고발과 관련 "독재 국가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2024년도 대한민국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 정책으로 인해 필수 의료에 종사해 왔던 의사들이 좌절감을 느끼며 현장을 떠나고 있다"며 "정부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건 건강권을 침해받은 국민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노 전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된 '전공의 블랙리스트'에 대해선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논의 돼서는 안 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한 의사협회 내부 문서'라며 두 장 분량의 문건이 올라왔다. 문건에는 의협이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 명단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문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이번 조사는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에 이은 의협 전현직 집행부에 대한 두 번째 조사다. 노 전 회장을 비롯한 의협 전현직 집행부는 '전공의 집단 이탈'과 관련한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위반,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를 받는다. 주 위원장은 지난 6일 경찰 출석해 10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의협 김택우 비대위원장,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은 12일 오전 10시에 출석할 예정이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같은 날 경찰에 출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만큼 경찰이 주요 피의자의 신병 확보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이들 5명과 인터넷에 선동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를 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1일 의협을 압수수색하고 노 전 회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노 전 회장은 3일 귀국한 직후 공항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