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압수수색·공시송달에 '분노'…"정부, 의료 파국으로 몰아"(종합)

"자유 위해 목소리 높일 것…국민께 불편 드릴 수 있어""
"현 정부, MZ 이해 못해…황당한 행태, 분노 금할 길 없어"

주수호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에서 압수수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공시송달하고,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을 압수수색하자 의협이 "인권 탄압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앞에서 "3.1운동 정신의 뿌리가 자유임을 강조한 정부가 자행한 자유와 인권 탄압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오늘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은 대통령께서 언급한 자유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께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의사 집단행동 관련 고발 사건 수사를 위해 의협 사무실, 서울시의사회, 전·현직 간부 5명의 집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날 경찰은 전·현직 간부의 휴대전화, PC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오후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증원저지비상대책위원장,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5명과 인터넷에 선동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를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 위반,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현 정부가 MZ세대를 너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MZ세대들은 시킨다고 하지 않는다"며 "만약 제가 (각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에게 '집단사직 하라'고 했다면 '선배가 뭐라고 저에게 그렇게 지시하느냐'며 매도 당할 것이다"고 허탈해했다.

이어 "전공의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이루어진 사직서 제출을 의협 비대위가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의협 회원이기도 한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한 행동을 집단행동 교사 및 방조로 몰아가는 정부의 황당한 행태에 의사들은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보건복지부가 박단 대전협 회장 등 13명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공시송달 한 것을 두고도 의협은 "13명 전공의들에게 법적 효력도 없는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을 강행했다"고 반발했다.

의협은 "이제 14만 의사들은 자신이 대한민국에서 자유 시민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자각했다"며 "105년 전 우리 선조들이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목소리를 높였듯이, 의사들도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오늘은 의사들이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행동하고,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비가역적으로 변화하는 첫 날이 될 것"이라며 "의사들은 대한민국에서 한 명의 자유시민으로 인정 받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 해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리 의사들은 어제까지도 정부에 의료를 파국으로 몰고 가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호소했다"며 "하지만 끝내 의료를 파국의 길로 몰아가려는 정부를 막지 못했다"고 했다.

의협은 오는 3일 열리는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의원장은 "각 시·도에서 올 때 전공의나 학생들이 단체로 오지는 못하지만, (의사들이) 3월3일에 집회를 여는지 많이 알고 있고 오늘 상황에 분노하는 회원들이 많아서 많이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의협 회원들의 요구가 있을 시 평일 휴진 등의 집단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하루나 이틀 정도 휴진은 의협 비대위 상임위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위임되어 있어서 상황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다"며 "개원의, 대학병원의 교수, 종합병원의 전문의 등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