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집회도, 복귀도 안한다" 탕핑하는 의사들…환자들 "너무한다"
3·1절 연휴 시작, 전공의 복귀 움직임 없어…불안에 떠는 환자들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3일 시위가 예정돼 있지만 나가진 말자는 게 젊은 의사들의 여론입니다. 주로 연차가 높은 의사들이 나갈 것으로 보이네요. 전공의들 사이에선 '탕핑(躺平·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대응하겠다'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마감'이 하루 지난 1일 만난 한 전임의의 말이다. 그는 기존에 근무하던 병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동참한 상황이다.
3·1절 연휴 기간에 전공의들이 복귀할 가능성을 묻자 "기한을 넘긴 시점에서 돌아갈 전공의는 없어 보인다"며 "분위기 자체가 복귀로 흘러가야 복귀할 텐데 그런 분위기는 전혀 아닌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와 의사들의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은 대다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았다는 소식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자녀가 입원 중인 30대 여성 A 씨는 "의사들의 행동에 무언가 이유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태가 너무 오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 병원장, 서울대병원장, 가톨릭대 중앙의료원 병원장 등 각 병원장은 전공의들에게 '돌아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여전히 대다수가 돌아오지 않았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집계한 복귀자는 294명으로, 이는 전체 전공의의 2.3%에 불과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 강원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전공의들과 약 3시간 20분 만났으나, 전공의들의 저조한 참여로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
A 씨는 현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불안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마음은 모두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70대 환자 B 씨는 "의사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만큼은 예상할 수 있지 않나"라며 "결국 나 같은 환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부와 의사 간 원만한 합의를 통해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암 환자인 40대 여성은 "누구 편을 들기 조심스럽고 그저 원만히 합의됐으면 한다"면서 "환자 입장에서는 빨리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들은 말을 아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간호사는 전공의 복귀 여부와 남은 인원들의 업무량을 묻는 말에 "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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