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병원 가세요" 거부당한 심근경색 환자…경찰이 긴급 이송(종합)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응급 환자가 순찰차 도움까지 받아 가며 응급실을 전전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자양1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은 지난 26일 오후 4시55분쯤 광진구 혜민병원 인근을 순찰하다가 한 시민으로부터 응급 환자 이송 도움 요청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30대·남)는 당시 순찰 중이던 최용석 경감과 표홍열 경사, 이강 순경에게 다가와 "어머니가 갑자기 심근경색 통증으로 급히 병원에 이동해야 하는데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A 씨와 A 씨 어머니(62)를 긴급히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이송했지만 병원 측에서는 환자를 받을 수 없다며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으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경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처음에 (환자를) 건대병원 응급실에 모셔다드리고 가려고 했는데 보호자 분이 또 오셔서 '의사 선생님이 안 계셔서 다른 병원을 알아봐야 한다'고 하더라"며 "한양대병원이 가능하다고 해서 저희가 순찰차로 모셔다드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건대병원 측은 "당시 응급실은 다른 심정지 환자의 CPR(심폐소생술)을 진행하는 등 긴박한 응급치료 중이었기 때문에 치료가 바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 씨 어머니는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상황이었다. 환자 생명이 위독하다고 판단한 경찰은 위급한 상황임을 감안해 사이렌과 경광봉을 적극 활용, 퇴근길 교통체증 속에서 6분여 만에 A 씨 모자를 한양대병원으로 무사히 이송했다.

최 경감은 "일반 대중교통이나 택시 이용할 경우 (퇴근 시간에는) 20~30분 걸리는 거리"라며 "긴급하다 보니 순찰차 사이렌도 울리고 1차선으로 가면서 교통 규칙 위반도 몇 번 했다"고 말했다.

현재 A 씨 어머니는 입원 치료 중으로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의료 공백 속 응급 환자 발생 시에 대비해 지난 23일부터 주요 종합병원과 상급병원을 중심으로 순찰을 돌고 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