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공장화재 '합조단' 가동…전문가들 "'동료구출팀' 확대 필요"

합조단, 6일 오후 1차 현장점검 후 전체회의
현장 매뉴얼 구체화·현장 지휘관 경험 필요 등 제언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 공장 화재 현장에서 2일 오전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된 가운데 소방청, 경북경찰청 과학수사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10개 기관 합동감식반이 화재 당시 고립됐던 소방관이 발견된 지점 주변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2024.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경북 문경시 육가공공장 화재현장에서 소방공무원 2명이 순직하면서 현장 매뉴얼을 재정립하고 신속동료구조팀(RIT)을 실효성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북 문경 화재 사건 '합동사고조사단' 1차 현장점검과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 합조단은 경북 문경 사고현장을 둘러본 뒤 상주소방서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다.

사고는 지난달 31일 오후 샌드위치 패널 구조 건물 화재 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식용유 3200L가 보관돼 있어 폭발 위험이 컸지만 '건물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진입을 결정했고, 30분 후 갑자기 불이 커지면서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가 고립돼 숨졌다.

합조단은 최초상황 대응부터 화재진압·구조활동, 현장지휘과정 등 현장대응활동과 안전관리의 문제점, 샌드위치 패널의 구조·내화적 문제점 등 건축구조 전반을 확인해 향후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장 매뉴얼을 구체화하고 실질적인 훈련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소방청이 발간한 '재난현장 표준작전절차'는 현장에서 상황이 벌어지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목소리가 많다. 세부 지침이 224쪽에 걸쳐 명시돼 있어 현장에서 적용이 어렵고, 구조할 사람이 남아 있다면 현장 지휘관이 작전 중단을 명령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현장 지휘관이 현장 경험이 적은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장은 "현장 출동 경험이 적은 소방관이 현장 지휘관을 맡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 경험이 우수한 지휘관을 양성해서 상황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방관들이 현장활동 중 매몰·고립될 경우 투입되는 RIT를 확대 편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방청은 지난해 2월 RIT를 도입했는데 인력, 예산 문제로 실효성 있게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미국처럼 소방대원을 구조하는 구조팀은 화재활동에 같이 출동해서 구조대원이 진입하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가 상황이 발생하면 그대로 투입되는 식으로 제대로 운용해야 한다"며 "현재 한국과 미국이 1인당 담당하는 국민 수가 비슷한데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운용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청웅 세종사이버대학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화재 현장에 30명 정도 출동한다고 볼 때 4~5명 정도 사전에 지정된 신속구조팀이 투입돼야 한다"며 "신속구조팀은 사전에 훈련을 받을 수 있게 예산이라든지 정채적인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