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PICK]경북 문경 공장 화재로 소방관 2명 순직…탈출 못해 참변
6년차 28세 소방교·만 2년 된 36세 소방사 순직
- 이동원 기자,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이동원 공정식 기자 = 경북 문경시 육가공공장에서 불이 나 구조대원 2명이 숨졌다. 순직한 소방관들은 각각 20대와 30대로, 화재 진압 도중 건물에 고립되면서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1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구조대원 2명이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혔다.
소방당국은 오전 0시 21분께 화마 속에 고립돼 있던 한 구조대원의 시신을 발견한데 이어 오전 3시 54분께 나머지 구조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순직한 대원들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모(28) 소방교와 박모(36) 소방사다. 발견 당시 두 구조대원은 서로 5~7m 거리에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 소방당국은 두 사람 모두 맨눈으로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DNA 검사를 한 뒤 정확한 신원을 확정 짓기로 했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브리핑에서 “고립됐던 구조대원들이 똑같은 복장을 하고 투입돼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분명한 건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서 화재를 진압했고,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소방교는 2019년 7월, 특전사 중사 출신인 박 소방사는 2022년 2월에 임용됐다. 이들은 같은 팀 대원 2명과 4인 1조로 건물 3층에서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하던 중 불길에 휩싸이면서 고립됐다. 계단실 주변 바닥 층이 무너진 것으로 볼 때 이들이 추락했을 가능성도 있다. 수색 과정에서도 건물 일부가 한 차례 붕괴해 대원들이 긴급 탈출 후 안전 점검을 실시한 뒤 재진입했다.
유가족은 인근 마을회관에서 심리상담 지원팀과 대기 중이다. 소방당국은 소방청 주관으로 공식적인 장례 절차가 치러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화재는 전날 오후 7시 47분쯤 발생했다. 최초 발화는 공장 건물 4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불길이 번지는 과정에서 건물이 붕괴했고, 소방 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하는 대형 화재로 확산했다. 대응 2단계는 발생 지점 인근 8∼11개 소방서에서 장비가 총동원되는 소방령이다. 관할 소방서에서는 당일 근무가 아닌 소방관들까지도 모두 동원된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장비 63대, 인력 34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가 발생한 공장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연면적 4319㎡, 4층 높이 건물로 2020년 5월 사용 허가를 받았다. 화재 당시 공장 관계자 5명이 대피했고, 이 중 1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곧 감식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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