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와 있어도 마음은 불편"…日 강진에 관광객들도 발 '동동'
한국 찾은 방문객들도 불안감 호소…현지 사망자 최소 20명
"10년 전 후쿠시마 대지진 생각나"…"새해 첫날 더 불안하고 놀라"
- 홍유진 기자,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이기범 기자 = "여행에 왔는데 마음이 편치 않네요. 한국에서 소식을 접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단히 가혹한 지진이 일어난 것 같아요."
2일 서울 영등포구 한 쇼핑몰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나이토(30대·남)는 지진 얘기를 묻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나이토는 "새해부터 이렇게 안 좋은 일이 벌어져 주변 모두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한국에 오느라 아직 모금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돌아가는 대로 기부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해 첫날 전해진 일본의 강진 소식에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도 애를 태우고 있다. 이들은 일본에 머무는 가족, 친지 등의 안부를 걱정하며 여행 중에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일본 요코하마시에 거주하는 관광객 유키코(40대·여)는 "한국에 도착해 호텔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보자마자 가족들에게 연락을 돌렸다"며 "어머니께서 집에 계시는 동안 별다른 진동은 못 느꼈다고 한다"고 안도했다.
그러면서 "주변인 피해는 없지만 큰 쓰나미라 걱정이 된다"며 "10년 전 끔찍했던 후쿠시마 대지진이 생각난다"고 불안해했다.
자녀와 함께 명동을 방문한 유코(40·여)는 "한국에 와 있어서 잘 몰랐는데 일본 친구와 가족들에게 지진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지진이 난 이시카와현 근처로 놀러 간 가족들은 되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 성당 앞에서 만난 오사카 출신의 기요미(50·여)는 가족들이 지진을 직접 감지했다고 걱정했다. 키요미는 "지진 때 집이 약간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며 "새해 첫날이라 더 불안하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일본에 지진이 워낙 잦은 탓에 이번 강진에도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는 일본인도 있었다. 아내, 자녀와 함께 명동을 방문한 히로시 나구라(51·남)는 "어제 지진으로 마음이 좋지 않다"면서도 "항상 언제 지진이 날지 모른다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지진도 크게 불안한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6 강진으로 이날 오전 11시까지 최소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와지마시에서는 지진의 영향으로 50채가 넘는 건물이 무너져 사람들이 잔해에 깔렸다는 신고가 속출했다.
일본 당국은 노토 지역에 자위대를 1000명 단위로 파견해 수색과 구조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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