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할머니 주도 독재 정권 타도"…3·15 시위 진실 규명 결정

진실화해위 "여론 주도층 아닌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퇴진 외쳐"
부산 마산원정 시위, 청년 중심 참여…4·19혁명과 다르지 않아

1960년 4월25일 경남 마산 시내에서 할머니 시위대가 행진하는 모습 (진실화해위 제공)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경남 마산에서 노인층이 주도해 훗날 해당 지역 대규모 민주화 시위의 기폭제가 된 '할아버지·할머니 시위' 등 2건에 대해 진실 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일 오전 10시30분 '3·15의거와 개소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3·15의거 관련 사건 2건에 대해 진실 규명 및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

3·15의거는 1960년 3~4월에 걸쳐 마산 시민과 학생들이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3·15부정선거와 권위주의적 통치에 저항한 민주화 운동이다. 해당 시위는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지만 훗날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고 평가받는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마산 지역 노인들은 1960년 4월24일부터 25일까지 이승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해당 시위는 공권력 통제로 사실상 시위가 어려웠던 마산 지역에서 지식인 등 당시 여론 주도층이 아닌 노인들이 시위를 주도했다는 의의가 있다.

해당 시위는 1960년 4월26일 부산 지역 노인 시위로 이어졌으며, 이는 부산 서면 등 주요 지역에서 20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모였던 대규모 민주화 시위 등에 영향을 미쳤다.

이외에도 진실화해위는 부산 시위대 마산원정 시위에 대해서도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1960년 4월26일 발생한 마산원정 시위는 지역 노인층의 시위에 영향을 받아 발생한 부산 민주화 시위 참여자 일부가 마산으로 원정을 가는 과정에서 시위 참여자들이 체포, 구금 등 인권침해로 다치거나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해당 시위는 공권력과 일부 언론 등을 통해 건달, 깡패 등의 폭력적 난동으로 평가받았다.

진실화해위는 해당 시위의 경우 고등학생, 청년 등을 중심으로 여러 계층이 참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시위의 주 타격 대상은 파출소 등 폭력적 정부 기관과 부정선거의 직접적 당사자였던 자유당 관련 시설 등이었다는 점에서 3·15 관련 시위 및 4·19혁명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직권 조사를 통해 공권력 진압으로 마산원정 시위 당시 다수의 구금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 2명도 추가로 진실 규명했다.

진실화해위는 "할아버지·할머니 시위 및 부산 시위대 마산원정 시위의 3·15의거 과정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중요성이 크다"라며 기존 자료나 공공문서에 제대로 언급되지 않거나 왜곡된 기록에 대해 직권조사 결과를 반영할 것을 지자체 등에 권고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