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주가조작' 연루 일당 4명 구속…"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영풍제지 주가 조작 의혹에 가담한 3명과 이들의 도피를 도운 운전기사 1명이 구속됐다. 반면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법무법인 직원 2명은 현 수사단계에서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속을 면했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씨 등 3명에 대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영풍제지 주식 3597만주 상당을 총 3만8875회에 걸쳐 시세 조종해 2789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반면 영풍제지 주가 조작 세력이 수사기관 추적을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법무법인 직원 2명은 구속을 면했다. 다만 이들과 같이 도피를 도운 운전기사 1명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같은 날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운전기사 정모씨에 대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반면 법무법인 직원인 김모씨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이들은 영풍제지 주가 조작 세력의 주범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데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다.

김 부장판사는 "지금 단계의 구속은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며 "이들의 주거지가 일정한 점, 현 수사 경과에 이들의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를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인 도피 혐의를 받는 정모씨 등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전 10시30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16분쯤 호송줄에 묶인 채 모습을 드러낸 정모씨 등 3명은 "도주 도운 혐의 인정하시냐", "왜 도와줬냐", "지명수배 중인 조직원과 언제부터 알았냐", "어떻게 도주시켰냐"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김모씨 등 3명은 오후 2시21분쯤 호송줄에 묶인 채 영장 심사에 출석했다. 이 중 고개를 푹 숙인 채 모습을 드러낸 한 명은 '도주 중인 주가조작 가담자와 최근에 연락한 적 있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짧게 답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2명은 '주가조작 혐의 인정하냐', '어떤 방식으로 주가 끌어올렸냐', '언제부터 주가 띄우기 시작했냐' 등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주가 조직 구성원 4명을 구속기소 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영풍제지 주가 조작에 연루된 이들은 이미 재판에 넘겨진 윤모씨 등 4명을 포함해 7명으로 늘었다.

영풍제지 주가는 올해 초 5000원에 머물다 9월 초 5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 18일 30%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