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회장 혼외자"…전청조 과거 사기 사건 전말[사건의 재구성]
총 10명에게 3억원 상당의 사기…'로맨스 스캠' 반복돼
수천만원부터 50만원짜리 얼굴마사지까지 금액 가리지 않아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신뢰'를 말했지만, 과거는 현재를 뒷받침한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의 결혼 상대였던 전청조씨 얘기다. 제기된 각종 사기 의혹은 전씨의 과거 행적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2020년 전씨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3개월을 선고받았다.
전씨의 재벌 3세 행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씨는 2019년 6월 말쯤 제주도에서 피해자 A씨에게 자신이 모 그룹 회장의 혼외자라고 주장하며 비서로 고용해주겠다고 접근해 약 7300만원을 편취했다.
당시 전씨는 "네가 법인에 근무하기 위해선 신용등급을 올려야 하니 내가 등급을 올려 주겠다"며 "이를 위해 8000만원이 필요하다"고 A씨를 속였다.
조사 결과 전씨는 모 그룹 회장 혼외자가 아니었고,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아파트 임차보증금, 생활비, 기존 채무 변제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우리 함께 살자. 나는 혼수를 해 올 테니 너는 네 명의로 대출을 방아서 집을 구하자. 집을 구하는 데 필요하니 대출을 받아서 돈을 달라."
결혼을 빙자한 사기도 이어졌다. 2019년 9월17일쯤 전씨는 피해자 B씨에게 이같이 접근해 합계 2300여만원을 건네받았다. 전씨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 자신의 채무 변제, 생활비, 여행 경비, 고급호텔 비용, 렌터카 대금 등으로 쓰기 위한 사기였다.
같은 해 12월20일쯤에도 소개팅앱을 통해 만난 피해자 C씨에게 비슷한 수법을 썼다. "함께 살자, 함께 살 집의 계약금을 지불해야 하니 대출을 받아달라, 1000만원을 빌려주면 내가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피해자를 속여 총 4100여만원을 뜯어냈다.
연인 관계를 가장해 돈을 갈취하는 '로맨스 스캠' 수법도 수차례 동원했다. 같은 해 8월 소개팅앱으로 만난 피해자 D씨에게 급전이 필요하다며 한 달 안에 갚겠다고 속여 1700여만원을 편취했다.
같은 해 12월7일 소개팅앱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 E씨에게는 '단체 승마복'이 필요하다며 300여만원을 받아냈다. 또 이듬해 1월엔 "나랑 결혼하자. 함께 살 집에 가구가 필요하다"며 E씨 부친 명의 카드를 빌려 일주일 새 총 29회에 걸쳐 합계 1200만원 상당을 썼다.
전씨의 사기 행각은 액수를 따지지 않았다. 소액 사기도 상습적으로 벌였다. 2019년 6월 F씨로부터 50만원 상당의 얼굴 마사지기를 빌려 되돌려주지 않은 혐의도 있다. 앞서 피해자는 전씨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송금했다.
취업 알선 사기를 위해 1인 2역을 하기도 했다. 전씨는 2019년 8월19일쯤 인스타그램 메신저를 통해 피해자 G씨에게 아는 사람을 통해 외국에 나가 취업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접근했다. 이후 자신이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인물로 가장해 취업을 명목으로 돈을 보내달라며 68만원을 뜯어냈다.
이후 자신을 사기죄로 신고한 G씨를 몰아붙여 "사기 신고로 법인 설립을 못 하게 돼 사업에 영향이 생겨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카드론 대출을 받아서 손해배상을 해달라"며 495만원을 추가로 갈취하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피해자는 총 10명, 사기 금액은 합계 3억원에 이른다.
당시 전씨는 2020년 5월14일 재판에서 징역 2년, 같은 해 별도로 진행된 10월6일 재판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각 재판에서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 같은 사건들을 병합해 2심 재판을 진행한 인천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고영구)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다수의 피해자를 기망해 총 3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편취한 것으로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대부분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변제하지 못했다"고 전씨에게 2년3개월 실형을 내렸다.
아울러 2명의 배상신청인에게 각각 563만원, 4044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했다.
이처럼 전씨의 사기 행각은 과거 수차례 반복됐다. 그리고 현재 자신을 재벌 3세로 소개하며 지인과 온라인 부업 세미나 수강생에게 접근해 돈을 편취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전씨의 '넥스트 타임'(Next time)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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