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고 뭉클, 대한민국 파이팅"…10년만의 시가행진에 시민들 '환호'

광화문 일대 북적…K9·L-SAM 등 국군 주력·첨단 무기에 큰 관심
참전용사·군인 출신 소회 남달라…외국인들도 韓 국방력 실감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진행된 26일 오후 서울 동작대로에서 장비부대가 광화문을 향해 시가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올해 국군의 날(10월1일)이 추석 명절 연휴와 겹친 점 등을 고려해 당겨서 열렸다. 2023.9.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김예원 임윤지 정지윤 기자 = "너무 멋있다!" "대한민국 파이팅!"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10월1일)을 기념해 26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열린 시가행진에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국군장병들을 향해 환호했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음에도 시가행진 시간이 임박하자 시민들로 숭례문과 광화문 일대가 북적였다. 남자친구와 함께 광화문을 방문한 한 대학생은 "서둘러 왔는데 벌써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거 보고 놀랐다"면서 "구경할 생각에 신 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대로변으로 지팡이를 짚은 노인부터 유모차를 탄 영·유아, 외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업무를 하다가 잠깐 짬을 내 나온 근처 직장인들도 많이 보였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회사에서 소리를 듣고 궁금해서 와봤는데, 실제로 보니까 정말 크고 신기하다. 괜히 막 뭉클하고 그렇네요"라며 장갑차를 타고 행진하고 있는 국군장병에 환호성을 보냈다. 장갑차에 올라탄 군인은 경례와 손짓으로 화답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력 무기인 K-9자주포와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에 관심이 집중됐다. 경기도 오산에서 올라온 이모씨는 "이런 행사가 또 언제 열리겠냐 싶어서 광화문에 직접 왔다"며 "L-SAM이 너무 멋있어 보이는데 직접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 행사에서 육군 K1A2와 K2 등 전차들이 도심을 지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광화문 곳곳에 국방관련 지식에 관심이 많은 일명 밀리터리덕후(밀덕)들이 좋은 카메라로 무장한 채 자리를 잡고 연신 셔터를 누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국방무늬를 입고 온 한 시민은 "좀 늦게 왔더니 좋은 자리 놓쳤다'며 "그래도 이런 귀한 기회 별로 없다"고 바쁘게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한 참전용사들과 군인 출신들은 이날 시가행진이 좀 더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80대 이모씨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전우 3명과 함께 이날 행진에 같이 왔다며 "6.25전쟁 당시 탱크를 본게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한데, 정말 그때 비하면 우리 무기가 빠르고 많이 발전했다"고 박수쳤다.

ROTC 12기 출신인 박영문씨는 "예전보다 정말 장비가 좋아졌고, 나라를 위해 애쓰는 군인들이 너무 멋지고 고맙다"며 "북한의 핵도발 속에 우리도 나름대로 잘 탄탄히 잘 준비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행사"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도 한국의 국방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핀란드에서 온 야르노는 "핀란드에서도 군대를 다녀온다"며 "인천공항 가는 길에 이런 행진을 보다니 슈퍼 어메이징(super amazing)하다. 정말 못 잊을 기억"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인 에밀리는 "탱크가 지나가는 거 보니 굉장하다"며 "미국 군인들도 행진을 한다길래 왔다"면서 열심히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날 시가행진에는 주한 미 육군 제8군 전투부대원 300여명도 함께했다. 주한미군 전투부대원들이 우리 군과 함께 국군의 날 행진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가행진엔 육해공 등 각 군 장병 4000여명과 각종 첨단 무기체계 170여대가 참가했으며, 행진에 앞서 육군특수전사령부 등 장병들의 품새와 겨루기, 송판 격파 등 태권도 시범이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단상에 오른 뒤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가행진에서는 K-21 보병전투장갑차, 120㎜ 자주 박격포, K-1A2 및 K-2 전차, K-9 자주포를 비롯해 L-SAM·현무 등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까지 우리나라 주력 무기들이 시민들 앞에 선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건국 75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에 참석해 군을 격려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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