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일가족 5명 사망 사건…이사 온 후 '기초생활보장급여' 상담 받아
구청측 "기초생활 수급 대상 아니어서 신청하지 않았다"
빌라엔 꺼내 놓은 가구…창문엔 파란색 이사용 박스가
- 한병찬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임윤지 기자 = 서울과 경기에서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가족 구성원 일부가 주민센터에서 기초생활보장급여 상담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서울 송파구청 등에 따르면 사망 가족 중 1명은 이번달 송파구 송파동의 빌라로 이사 온 후 송파구의 주거지 인근 주민센터를 방문해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이 가능한지 상담을 받았다.
A씨 친가 소유인 송파동 빌라에는 추락사한 40대 여성 A씨와 남편 그리고 딸 3명이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남편의 가족이 최근 살던 집 보증금을 빼 A씨에게 건네고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빌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스1>이 찾은 송파동 빌라 입구에는 이들이 꺼내둔 것으로 보이는 가구들이 놓여 있었다. 창문에는 아직 풀지 않은 파란색 이사용 박스 2개가 보였다. 우편함에는 이삿짐센터 광고지가 꽂혀 있었다.
구청 관계자는 "두 분이 타지에서 최근에 이사를 왔고 오자마자 상담을 받으러 오셨다"며 "상담을 받으시고 대상으로 등록이 안 될 것 같아서 신청은 하지 않으셨다"고 설명했다. 보장급여를 받지 못한 이유는 가구 소득과 재산 기준이 초과됐기 때문이었다.
A씨는 전날 오전 7시29분쯤 송파구 잠실동 소재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A씨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송파동의 한 빌라에서 A씨의 남편과 시어머니·시누이 등 3명,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호텔에서 초등학생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송파동 빌라에서는 남편과 시누이가 각각 작성한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채권·채무 문제로 가족 간 갈등이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22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웃 주민들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웃 주민 B씨는 "지난 23일 점심에 경찰이 오고 과학 수사대가 와서 깜짝 놀랐다"며 "한 분이 '왜 안 왔냐'며 통곡하는 소리도 들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가족과 얽힌 금전 관계가 드러나자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먹었고 남편 등 시가 식구 역시 같은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지난 6월 "2억7000만원의 금전적 손해를 보게 했다"며 3명에게 사기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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