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못보면 아웃"…첫 안보수사 지휘역량 시험장 '긴장감' 가득
대공수사권 이관 앞둔 경찰, 대공수사 팀장 대상 역량 평가
내부 반발 예상나왔지만 결시자 5명뿐 "취지 공감"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재시험은 안 되는데…"
전국 시도경찰청 안보 수사 팀장들이 모여 시험을 치르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대강당엔 이따금 깊은 한숨이 터져 나왔다. 가벼운 라운드티를 걸친 30대부터 하얀 머리가 희끗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지만 표정 속에선 하나같이 긴장감이 읽혔다. 시험 직전까지 예상 시험 문제지나 문제집 등을 들고 공부에 몰두하는 경찰관들도 눈에 띄었다.
15일 오후 2시부터 경찰청에선 사상 최초로 '안보수사 지휘역량 평가시험'이 치러졌다. 내년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넘어오는 만큼 안보수사 간부급 경찰들의 역량을 점검해 함량 미달일 경우 퇴출하기 위한 차원이다.
경찰청은 안보수사절차와 대공수사기법 등으로 분야별 상대평가를 거쳐 하위 20%(C등급)에게는 특별교육을 받고 재시험을 치르게 할 예정이다. 여기서도 다시 C등급을 받으면 심사를 거쳐 팀장 보직 해제나 타 부서 전출 등 인사 조치를 받는다.
경찰이 계급 서열 6번째인 시도청 팀장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르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례적이다. 시험 성적이 낮으면 팀장에서 내려오게하겠다는 것 역시 파격적이란 평가가 경찰 내부에서 나왔다.
이 때문에 안보수사관들의 반발이 예상됐지만 실제 반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험 대상자들이 대공수사권 이관이라는 취지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넘겨받게 되는 경찰은 그 어느 때보다 역량 강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경찰청은 대공수사에서 업무를 면밀히 파악한 후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팀장의 지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 잘하는 사람은 들어오고 안 하는 사람은 나가게 해 생동감 있는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136명의 전국 시도청 안보수사팀장 중에서 이날 시험 결시자는 5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 역시 "업무 때문"이라며 사전에 불참 의사를 통보한 경찰관들이다. 경찰청은 이들에게도 예외 없이 C등급을 매긴다는 방침이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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