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유행 도대체 언제까지…"낮기온 30도 육박인데 여기저기 콜록콜록"
아동·학생들 사이서 독감 더 심각…전문가 "여름방학 시작돼야"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한낮 기온이 29도까지 오르며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감기 환자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생활하는 어린 아이들과 중고등학생들의 독감이 심각하다. 학생들이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감기를 전파하면서 감기 환자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여름방학이 시작된 이후에야 감기 유행이 잠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분간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코로나 지나니 독감 대유행…18세 이하 유행 가장 심각
30일 만난 시민들은 코로나 방역 해제가 끝나고 나니 독감이 급습했다면서 감기 유행이 빨리 끝나기를 기원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이모씨는 "이번에 독감에 걸려 2주간 고생했는데 예전에 다른 독감에 비해 유독 강한 느낌이 든다"며 "코로나가 주춤하고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 등 방역 완화 속에서 또다른 감기가 나타난거 같아서 매우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독감은 초반에 냄새를 맡지 못하는 증상도 나타나 코로나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했었는데 코로나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4세 여자아이를 둔 30대 남성 황모씨는 아이가 최근 독감에 걸려 큰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아이가 갑자기 열이 심하게 나 구비해둔 해열제로 열을 겨우 낮춘 후에 오전에 반차를 내고 병원에 갔다"며 "마스크 의무착용 해제로 아이의 상황에 따라 마스크를 사용하다보니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소아과는 감기 환자로 북새통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김모씨는 "최근 아이가 감기기운이 있어 동네 소아과를 갔는데 아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며 "보통 아이들이 감기 처방을 받는데 열이 지속된다면 코로나 혹은 독감 검사를 의사들이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20주차(5월14일~20일) 감염병 표본감시 결과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환자 분율은 외래 1000명당 25.7명으로 직전주인 19주차보다 2.3명 증가했다. 독감 환자는 통상 봄이 되면 줄어들지만 올해는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13~18세 학생층이 52.6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7~12세의 어린 학령층 역시 49.1명으로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1~6세 아동들도 29.5명으로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전문가들 "여름 돼야 수그러들 듯…개인 건강관리 유념"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개인 건강관리에 유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신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독감 발생자들을 보면 학생과 아동 중심으로 확산세가 크다"며 "아마도 학생들의 여름 방학이 시작돼야 독감 유행이 수그러들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 마스크를 벗게 된 것이 확산세에 분명 영향을 준 거로 보는데 3년간 마스크를 쓰면서 독감에 안 걸렸던 것에 대한 반대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도 "지난 3년여간 마스크 착용과 부족한 대외 활동으로 기초적인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에 대한 방어력이 저하된 상태"라며 "아프면 쉬면서 개인 건강관리에 꾸준히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위험군에 해당하거나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고, 감기라도 2~3일 내에 호전되지 않으면 가까운 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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