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약 음료' 제조 지시책 인적사항 확인…中공조수사 불가피

마약 제조 '지시책' 추적…출입국 기록 확인 결과 행선지 '중국'
전날 2명 추가 검거해 구속영장 방침…학부모 포함 피해자 8명

마약 음료.(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마약 제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A씨를 추적하고 있다.

특히 출입국 기록 확인 결과 '지시책' A씨의 행선지가 중국으로 나타난 만큼 경찰은 중국 공안당국에 공조 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학원가에서 유통된 마약 음료가 담긴 빈 병이 중국에서 공급된 것으로 확인했다.

앞서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필로폰 성분이 든 음료수를 마신 사건이다.

2명씩 짝을 이룬 20대 여성 등 일당은 학생들에게 해당 음료를 건네 마시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음료를 마신 학생의 학부모에게 걸려온 협박 전화의 발신지는 '중국'으로 파악됐다. 협박 전화는 "자녀가 마약을 했으니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일당은 학부모들에게 5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현재까지 금전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치안이 보장됐다는 학원가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앞서 전달책 4명은 체포되거나 자수했다. 피해자는 학생 7명과 학부모 1명 등 8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경찰은 7일 2명을 추가 검거했으며 이튿날 이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들 중 제조책 B씨는 원주에서 마약 음료를 제조해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전달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를 받는다.

전달책 C씨는 피해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중계기를 이용해 휴대전화 번호를 변작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체포됐다.

경찰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A씨가 B씨에게 마약 제조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총책은 모든 범행을 망라한 범죄자를 의미하는데 A씨는 일단 마약 제조자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만 확인된 상태"라며 "A씨가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국에 공조 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신종 피싱'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마약범죄수사대뿐 아니라 금융범죄수사대까지 수사에 투입했다.

검찰 수장은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마약이 고등학생들에게까지 스며든 충격적인 일"이라며 "검경은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마약 유통과 판매 조직을 뿌리 뽑고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라"고 지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미래세대를 포함해 사회기반이 무너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인 만큼 마약범죄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