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 수사 본격 착수한 경찰…마약수사 전방위로 확대되나

(서울=뉴스1) 조현기 김동규 기자 = 경찰이 5·18민주화운동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사죄하기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7)를 체포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28일 오전 6시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전씨에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후 마포청사로 압송했다.

이날 오전 8시 정각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도착한 전씨는 "조사에 열심히 응하고 벌을 받아야된다면 받겠다"며 고개를 숙인채 조사실로 향했다.

◇'사실관계' 입증 집중…추가 강제수사 여부에도 '관심'

전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본인과 지인들의 마약 투약 의혹을 폭로한 만큼 경찰은 사실관계 입증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이날 오전 입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방송에서 제 죄를 피할 수 없도록 전부 다 보여드렸다"며 "미국에서 마약을 사용한 병원 기록이 있으니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씨가 SNS에서 마약 투약자로 지목했던 이들 중 국내 거주자 2명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현재 마약 투약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씨는 "별로 놀랍지 않고, 죄인이 직접 죄가 있다고 밝히는 경우는 우리 사회에서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경찰은 일단 구속수사 가능성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체포영장 48시간 내 구속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찰의 추가 강제수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에 마포청사로 들어간 전씨는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 후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지난 17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많은 시청자들이 보는 앞에서 마약을 투약해 환각 증세를 보이다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일주일만인 24일 퇴원했다.

◇처벌 피하길 힘들듯…상습 투약 밝혀질 경우 가중 처벌도

전씨의 처벌 수위는 경찰 조사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법조계에선 처벌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씨가 과거부터 상습적으로 마약을 사용했다고 밝힌 만큼 가중 처벌 가능성도 있다.

박민규 법무법인 안팍 대표변호사는 "마약 등에 대한 처벌은 약의 종류, 위법 행위의 종류에 따라 수위가 달라진다"며 "수사기관이 전씨가 투약한 마약이나 향정신성 약품의 종류를 비롯해 투약 횟수, 소지량, 매수 경위을 수사하면 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의 경찰 관계자는 "전씨가 과거 한국에서 마약 관련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적이 있으면 수사 및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60조(벌칙)에 따르면 향정신성의약품이나 마약을 사용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에 벌금에 처해진다. 상습범의 경우 그 죄에 대해 정하는 형의 2분의1까지 가중이 가능하다.

경찰 수사에 따라 달라질 순 있겠지만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귀국 직후 광주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피해자를 만나 사죄하려는 전씨의 계획은 진행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씨는 이날 오전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서 5·18 유가족과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며 시일이 걸리더라도 사과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