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째 공석' 국수본부장, 재인선 깜깜무소식…또 檢 출신 찾기?
2주 넘게 인선절차 확정 못해…외부 공모에 힘 실려
"정순신보다 명망있는 檢 출신 임명될 것" 의견도
- 송상현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경찰 수사를 지휘·총괄하는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 재인선을 위한 절차가 2주 넘게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초 검찰 출신의 정순신 변호사가 임명 하루 만에 낙마한 만큼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후임자는 경찰 내부에서 나올 것이란 전망이 높았다. 하지만 인선 작업이 길어지면서 또다시 검찰 출신을 염두에 두고 적임자 찾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차기 국수본부장 인선과 관련해 다시 외부 공모에 나설지, 내부 인사를 추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국수본부장 인선 절차에 대해 "조만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난 주에 윤곽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늦어지는 모양새다. 정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지난달 25일 사퇴한 이후 국수본부장 자리는 16일째 공석인 상태다.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이 후보자를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 대통령의 임명 절차 등을 거쳐 인선된다. 국수본부장은 경찰 서열 2위 계급인 '치안정감'으로, 경찰 수사와 관련해선 경찰 서열 1위 경찰청장(치안총감)보다 권한이 크다. 그만큼 경찰청장의 추천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수본부장 임명과 관련해선 대통령실, 행안부 경찰국 등과 협의가 돼야 하는 사안인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하루 만에 낙마하자 경찰 내부에선 후임자로 경찰 내부 인사가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외부 공모를 한다면 절차상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필요한 만큼 국수본부장 공백 장기화를 막기 위해선 경찰 내부 발탁이 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국수본부장 후보군인 치안정감과 치안감은 승진 당시 한 차례 정부의 인사 검증을 거친 인사들로, 검증 실패의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
경찰 내부 후보로는 우종수 경기남부경찰청장(치안정감)과 최주원 경북경찰청장(치안감) 등이 일찌감치 거론돼 왔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 낙점된다면 후임자 인선에 2주 이상 걸릴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대통령실이 다시 외부 공모를 염두에 두고 적임자 찾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검찰 출신으로 내정된다면 정 변호사보다 재직 당시 직급이 높고 수사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낸 인물이 임명될 것이란 구체적인 예상도 경찰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 출신 국수본부장 임명에 한 번 실패한 만큼 보다 확실한 카드를 내밀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 변호사가 창원지검 차장검사를 지냈다는 점에서 이보다 높은 지검장급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에 대한 이해가 높은 내부에서 국수본부장이 나오는 것을 바라는 경찰이 많다"면서도 "검찰 출신이 해야 한다면 좀 더 능력 있고 명망 있는 사람이 오는 것이 경찰의 실리 면에선 좋다"고 말했다.
songs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