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사태' 경찰 내부 술렁…경찰직협 "윤희근, 추천 근거 설명해야"

윤 청장, 정순신 단수 추천…"조직관리·수사·리더십 능력 설명해야"
"치안감 및 치안정감 대상자 있엄음에도 외부 임용 의문"

25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김건희 여사 특검 촉구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에서 한 시민이 아들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된 정 변호사는 아들 학폭 논란으로 임명 하루 만인 이날 사퇴했다. 2023.2.2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제2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국수본부장)으로 임명된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임명 하루 만에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사퇴하자 경찰 내부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의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 직장경찰협의회(직협)은 26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윤희근 경찰청장은 검사출신 변호사가 국수본부장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해 단수 추천했다"며 "당연히 경찰수사 최고 책임자의 적격성 판단근거에 대해 조직구성원 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직협은 "경찰청의 치안감 및 치안정감에서도 수사를 전문분야로 하고 있는 대상자가 있었음에도 국수본부장을 외부에서 임용할 필요가 무엇이었는 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20년간 검사로 복무하면서 경찰을 지휘의 대상으로 보고 있던 검사출신 후보자가 3만5000명의 수사경찰에 대해 어떠한 조직관리 능력을 보였는지 질의한다"고 반문했다.

이어 "국수본부장 채용공고에 따르면 '전문가적 능력, 전략적 리더십, 변화관리 능력, 조직관리 능력 등'을 평가하도록 되어있다"며 "약 20년간 검사로 활동한 후보자가 수사를 전문분야로 20년~30년 간 경찰로 근무한 내부 후보자보다 경찰수사에서 어떤 탁월한 전문가적 능력을 보였는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은 수사기소의 완전 분리와 헌법상 영장청구권 삭제를 수사구조개혁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 역시 이에 동의하며 '검사의 일부 수사개시권을 남겨놓은 현 상태는 과도기'라고 표현한 바 있다"며 "그러나 검찰은 직접수사를 계속 확대 시도하고 있는데 검사출신 후보자는 어떠한 전략적 리더십을 보였는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윤 청장은 취임 직후 국회에서 '경찰의 중립성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나가야 할 핵심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중립성이 지켜진다고 보는 경찰 동료는 많지 않다"며 "윤 청장이 헌법과 법률에 수호되고 있는 경찰의 중립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면 윤 청장은 더 이상 (경찰청장) 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변호사의 아들은 앞서 2017년 자립형사립고 재학 시절 동급생 A군을 상대로 상습적인 폭언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이 사건에 대해 법원은 학교 폭력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경찰청은 전날(25일) 오후 정 변호사의 사의 표명 이후 "자녀와 관련된 사생활이어서 검증과정에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충분히 알아보지 못하고 추천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