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는 헬스장, 업무는 카페에서"…'난방비 폭탄' 이렇게 피했다
"집에 있는 시간 최소화, 집에서는 수면양말과 수면잠옷"
난방비 아끼려고 전기 온풍기·전기장판 의존하다 '전기세' 폭탄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보일러를 틀어야 온수가 나오는 구조라 앞으로는 헬스장에서 샤워를 하고 귀가하려고 합니다"(직장인 김모씨, 36세)
"'난방비 폭탄'을 맞은 후로는 집에서도 3겹씩 껴입고 다닙니다"(대학생 임모씨, 20세)
설 연휴 전후로 날아든 '난방비 폭탄' 고지서에 충격을 받은 시민들이 생활습관을 바꾸고 있다. 덕분에 2월 가스요금이 오히려 1월에 비해 줄었다는 사례를 공개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2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7평 남짓한 원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6)는 지난해에는 15만원이었던 난방비가 올해는 2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김씨는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서 집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저녁 식사는 되도록 밖에서 해결하고 헬스장에서 샤워를 하고 귀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신용카드도 아파트 관리비를 할인해 주는 카드로 바꿨다"고 털어놨다.
대학원생 양모(27)씨 또한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집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한다고 소개했다. 양씨는 "과제를 해야 하거나 노트북을 써야 할 때는 학교 도서관을 가거나 카페를 이용한다"며 "집에서 하면 편하고 좋지만 난방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룸'에서 생활하는 양씨는 잠을 잘 때만 잠깐 보일러를 틀고 나머지 방은 아예 보일러를 끄고 생활한다고 귀띔했다.
서울 강남구 34평대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30)도 지난해 12월 난방비를 받아보고 난방비 절약에 나섰다. 지난 2021년 12월 난방비는 30만2060원이었는데, 지난해 12월에는 42만4620원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씨의 가족은 귀가하면 모두 수면 양말과 수면 잠옷으로 갈아입고 생활을 하기로 했다. 또 적정 실내 난방온도를 '한국에너지공단'의 권고 수준인 20도로 설정해두기로 했다.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창문표면에 에어캡(뽁뽁이)를 설치하거나 문풍지, 커튼을 설치한 시민들도 많았다. 통상 창문은 외벽에 비해 단열 성능이 낮기 때문에 난방열이 잘 빠져나가게 된다. 이 때문에 난방열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잘 관리만 해도 실내온도를 2~3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서울 소재의 오피스텔에서 거주한다는 간호사 김희선씨(29)는 "수도꼭지를 사용 후 냉수방향으로 돌려두기, 외출 시에는 보일러를 '외출모드'로 바꿔두기 등 사소한 습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온기가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방 바닥에 러그, 안 입는 옷 등을 깔아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보일러 온도를 높이는 일이 적어지다 보니, 지난달보다 난방비가 3만원 적게 나왔다"고 웃었다.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H씨(50) 역시 '실내온도 낮추기'로 난방비 폭탄을 피하는데 성공했다. H씨는 "실내온도를 20도로 설정하고 집에서도 외투를 입고 지냈다"며 "2월 난방비가 1월보다 5만원 정도 줄었다"고 소개했다.
반면 난방비를 아끼려다가 되레 '전기세 폭탄'을 맞은 경우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임모씨(20)는 "난방비를 아낀다고 전기 장판, 전기 온풍기를 사용했는데 전기세만 30만원이 넘게 나왔다"며 "이제부터는 보일러를 최대한 적게 틀고, 집에서 옷을 3겹 입고 생활하려고 한다"고 허탈해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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