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소방청 주요 피의자 소환…"소방서장 구속영장 반려 납득불가"

'허위 공문서' 혐의 소방청 주요 피의자 추가 입건
"사망 시간 특정 신의 영역"…불구속 송치 가능성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26일 오전 2차 경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2022.11.2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경찰과 구청에 이어 소방당국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소방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중앙통제단 소속 소방청 관계자들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포착하고 줄소환을 시작했다.

참사 당일 소방당국 현장 지휘책임자였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반려되면서 불구속 송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허위공문서 혐의' 소방청 주요 피의자 소환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방청 119대응국장과 119종합상황실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소방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중앙통제단 운영 관련 문서에 허위 내용을 작성하도록 관여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를 받는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중앙통제단이 제대로 꾸려지지 않았는데도 사고 직후부터 가동된 것처럼 문서가 허위로 꾸며졌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실무자가 허위공문서 작성에 반발하자 '인사상 불이익'을 언급하며 압박했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특수본은 지난 23일 이들을 입건하고 이날 조사를 통해 지시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혐의점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특수본은 지난 26일에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소방청 소속 직원 1명을 추가 입건하고 지난 27일 소환 조사했다.

특수본은 조사 중인 소방 관련 주요 피의자 세 명 외에도 중앙통제단 관련 소방 관계자들을 추가 수사선상에 올릴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 이 모씨가 29일 이태원 참사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경찰청 특수수사본부(특수본)로 소환되고 있다. 2022.11.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용산소방서장 구속영장 반려…특수본 "납득 어려워"

참사 당일 소방당국 현장 지휘책임자였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구속영장 신청을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특수본도 보완 수사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특수본은 보완수사 요구에 상당 부분 납득할 수 없다"면서도 "요구 사항은 최대한 신속히 새로운 수사한 후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구속영장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불구속 송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검찰 주요 요구 사항이 최 서장 과실과 연관있는 희생자 구조와 사망 시간을 특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사실관계를 밝혀내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김 대변인은 "피해자 158명의 최종 생존시간, 구조 시간, 구조 후 방치 시간을 특정해 달라는 보완수사 요구는 일부를 제외하고 사실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치를 특정해내는 것은 소위 말하는 신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최 서장은 참사 당일 현장에 도착했던 오후 10시30분부터 지휘를 선언한 11시8분까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지휘 선언 이후에도 매뉴얼에 따른 응급환자 분류를 하지 않았고 적절한 대응 단계 발령을 하지 않아 조치가 부실했다고 판단했다.

특수본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구속하고 경찰·구청 주요 피의자 신병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이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은 이번 주 송치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김광호 서울청장 신병 처리 여부 검토와 경찰청, 서울청, 용산구청 소속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