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피서객 노리는 범죄…'성범죄·몰카' 주의보
경찰 여름경찰관서 한달 운영 결과로 본 범죄 유형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무더운 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휴가는 가족, 연인 등과 함께 스트레스도 풀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몰려있는 만큼 휴가지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즐거운 휴가를 위해서는 휴가지에서 발생하는 여러 범죄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경찰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주요 해수욕장 및 계곡에 여름경찰관서를 운영해 치안활동 강화에 나섰다. 올해에는 전국 해수욕장 62곳, 하천·계곡 28곳 등 90개소에 기본근무인력 1261명을 배치해 8월말까지 여름경찰관서가 운영 중이다.
지난 한 달 동안 전국의 여름경찰관서에서는 성범죄, 절도, 폭력행위 등 83건의 범인 검거와 22건의 경범죄 위반 단속 실적을 올렸다.
휴가지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범죄는 성범죄다. 이는 여름경찰서 운영 결과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2014년 23건이던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46건으로 2배 증가했다. 올해 현재까지 성범죄와 관련해서 검거된 건수는 19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대형 워터파크 파도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피해자의 엉덩이를 물속에서 수차례 만지는 방식으로 추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 한 해수욕장에서는 휴대전화로 피해자들의 신체 부위를 의사에 반해 촬영하는 일도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여름경찰관서 운영장소에서 범죄발생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올해는 성범죄전담팀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출이 많은 여름 휴가철이다 보니 몰래카메라 이용 범죄도 휴가지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른바 몰카 범죄는 2006년 성폭력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6%(517건)에 그쳤지만 2015년에는 24.9%(7730건)로 증가했다.
몰카 관련 범죄가 심각해지자 경찰은 올해 몰카 탐지기를 구매해 집중적인 단속을 하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 87대의 몰카탐지기를 전국 16개 지방청에 지급해, 여름경찰관서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
여름경찰관서의 성범죄전담팀은 몰카 탐지장비를 활용해 해수욕장, 물놀이시설, 지하철 등에서 몰카설치여부를 집중점검하기도 했다. 아직까지 설치형 몰카가 적발된 사례는 없지만 대대적인 점검으로 시민들이 다소 안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소한 장난이나 농담이더라도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폭력 범죄"라며 "피해자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신고하기 힘들다면 가까운 사람에게 털어 놓거나 1366(여성긴급상담전화)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받아야 한다. 범인의 특징이나 생김새 등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나는 모든 것을 적어두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률 및 문화적 차이로 인해 몰카 촬영을 범죄라고 인식하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방송으로 경고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달 중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방글라데시 출신의 남성 외국인 근로자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30분 정도 여성의 신체를 촬영하는 사건이 있었다.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된 이 남성은 이런 행위가 법에 저촉되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 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외국인들에게 몰카 촬영이 범죄라는 것을 알려주고 예방하기 위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파키스탄어 등 6개 언어로 매일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휴대폰 절도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범죄는 아니지만 각종 호객 행위로 인한 불편도 휴가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사람들로 붐비는 휴가지에선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실종아동과 미아 발생도 종종 일어난다. 경찰은 지난 한달간 관련 민원 8533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범죄예방 △범죄대응요령 △질서유지 등 피서객 의식고양을 위한 홍보를 실시하며 여름경찰관서 운영 종료시점까지 가용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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